배우 이영애·정몽규 HDC 회장, 총선 이색 후원자는?

21대 총선 고액기부 4000여명 명단 입수
이영애, 정진석 등 통합당 후보에 1천만
메가스터디 손주은, 수제자 송한섭 지원
정몽규, 축구협 협약 맺었던 정일영 후원
與 이훈, 비서로 모셨던 박지원에 500만
  • 등록 2020-07-02 오전 7:00:00

    수정 2020-07-02 오전 7:50:09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배우 이영애씨, 진대제 전(前) 정보통신부 장관,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294870) 회장, 차량 공유 서비스인 타다를 운영했던 소카의 이재웅 전 대표.’

언뜻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자들에게 고액 후원금을 냈다는 사실이다.

진대제, 같은 국비유학생 출신 박진 후원

이데일리가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1대 총선 지역구 출마 예비후보·후보·현역 국회의원 후원회의 고액기부자 4495명(일부 중복 포함)의 명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고액기부 기준은 연간 300만원을 초과한 후원이다.

고액기부자들은 자신이 후원한 후보들과 직간접적인 다양한 과거 인연을 맺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영애씨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과 경기 용인병에 출마한 이상일 통합당 후보에게 각각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쾌척했다. 다만 이상일 후보에게 후원할 때는 직업란에 ‘배우’라고 적었지만 정 의원에게 후원할 때는 직업을 ‘기타’라고 명기했다.

이씨의 남편인 정호영씨는 정 의원의 조카로 이씨는 정 의원의 조카며느리뻘이다. 이씨는 과거에도 정 의원에게 여러 차례 후원을 했었다.

노무현 정권에서 입각했던 진대제 전 장관은 강남을에 출마한 박진 통합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진 전 장관과 박 의원은 모두 국비유학생제도 혜택을 받아 유학을 다녀온 이력이 있다.

사교육 업계에서 신화적 존재인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도 서울 양천갑에 출마했던 송한섭 통합당 후보에게 500만원을 지원했다. 손 회장은 “송 후보는 나의 수제라”라며 총선 기간 유세에서도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철희·제윤경, 원내대표단 동료에 후원

정몽규 회장은 서울 용산을에 출마한 강태웅 민주당 후보와 인천 연수을에 출마한 정일영 민주당 의원에게 각각 400만원씩 800만원을 기부했다.

대한축구협회장이기도 한 정 회장은 인천공항공사 사장이었던 정 의원과 축구 관련 행사 등에서 수차례 만남을 가져온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공사는 정 의원이 사장으로 있던 2017년 대한축구협회와 유·청소년 축구리그 관련 ‘2017 인천국제공항 i-리그(아이리그)’ 후원 협약을 맺었었다.

이재웅 전 대표는 배우자인 황현정 전 아나운서와 각각 500만원씩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 신지예 무소속 후보에게 후원했다. 이 전 대표는 직업을 사업가로, 황 전 아나운서는 주부라고 표기했다.

총선에 불출마한 여당 의원들은 같은 당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실탄 지원을 했다.

이철희 전 의원은 기동민·홍영표 의원에게 500만원씩, 제윤경 전 의원은 강훈식·이인영 의원에게 500만원씩 후원했다. 이 전 의원은 20대 국회 홍영표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고, 제 전 의원 역시 강 의원과 20대 국회 우원식 원내대표단에서 원내대변인으로 함께 활동한 이력이 있다.

백재현 전 의원과 윤일규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광명갑과 충남 천안병에 출마한 임오경·이정문 의원에게 500만원씩을 후원했다. 총선에는 불출마했지만 후배 정치인을 응원하는 ‘쿨’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통합당에서는 마찬가지로 이진복 전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자당 소속 김희곤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이훈 전 민주당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한 뒤 당적이 다른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의원이 과거 박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이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배우 이영애씨. (사진=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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