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가 온라인 도박을 합법화하기로 했다. 막대한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만히 앉아서 돈을 긁어모을 수 있는 온라인 도박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워싱턴 당국은 올해 말까지 블랙잭이나 포커 등의 각종 도박을 할 수 있는 온라인 도박장을 합법화할 방침이다.
워싱턴 복권당국 책임자인 버디 루가우는 "스타벅스나 식당, 술집, 호텔은 물론 집에서도 도박을 할 수 있게 되면 연간 세금 수입이 900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온라인 도박 허용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워싱턴 입장에서 이런 규모의 세수는 적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 지방정부 가운데 온라인 도박을 합법화하는 것은 워싱턴이 처음. 현재 아이오와와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주 등도 이를 검토 또는 실제로 추진하고 있다.
NYT는 그러나 주 정부들의 이 같은 행보에 법무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그간 법무부는 온라인 도박이 도박 중독과 개인 파산을 부추길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대해 주 정부들은 사회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며, 재정난 해소 차원에서 온라인 도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넬슨 로즈 휘티어로스쿨 교수는 "주 정부들이 `대불황'(Great Recession)이 찾아오기 전만 해도 이 문제(온라인 도박)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어떤 식으로든 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