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클릭)자살한 부장판사 "판사는 쓰레기 청소부 같다"

  • 등록 2010-08-03 오전 8:32:53

    수정 2010-08-03 오전 8:32:53

[이데일리 편집부] 최근 투신자살한 대구지법 부장판사 오모(49)씨는 판사라는 직업에 심한 회의를 느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숨진 오판사는 A4 4장분량의 유서를 통해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남겼다.

오 판사가 판사직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그가 평소에 다니던 교회 게시판에 `판사들의 애환과 직업병` 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이 글에서 그는 “판사... 물론 모든 사람이 선망하는 직업이지만 판사는 생산적인 직업이 아니다. 막말로 얘기하면 세상 사람들이 토하거나 배설한 물건들을 치우는 쓰레기 청소부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며 심한 자괴감을 나타냈다.

또 “판사는 의심하는 직업” 이라며 “의심과 마음의 저울이 사회생활에서 , 대인관계에서, 가족관계에서도 드러나고 심지어 아내와 부모님 말마저 의심하게 한다. 참으로 한심하고 끔찍한 직업병” 이라고 토로했다.

때문에 그는 “자신은 아이들에게 판사가 되기를 강권하지 않는다. 그저 원하는 생산적인 일을 하면서 살기를 바랄 뿐이다” 라고 밝혔다.

평소에는 밝은 모습으로 대인관계도 원만했던 오판사의 죽음에 대해 지인들은 안타까움과 슬픔을 나타냈다.

많은 네티즌들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공허함을 채울길 없어 우울증에 걸린거 같아 안타깝다” “겉보기에는 화려한 직업같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다 이런 애환이 있네요” “아무리 좋은 직업이라도 자신에게 안 맞으면 이처럼 힘든가봅니다” “오판사님이 올리셨다는 글을 보니 가슴이 아프네요. 부디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매우 예민하고 섬세한 분이셨나보네요. 우울증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등 오판사의 죽음에 안쓰러움과 애도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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