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승우기자] 국채선물 시장이 22일 위안화 절상에 대한 해석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기존 달러당 8.28위안에서 8.11위안으로 낮췄다. 위안화를 2.1%로 절상한 것.
위안화절상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 급락이라는 변수와 함께 국내 수출의 향방에 대한 해석에 따라 그 파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국의 수출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긍정적이다. 이는 중국 경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점이다.
류승선 미래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의 높은 중국 의존도와 대중 수출 증가의 70%의 이상의 기여율을 보이고 있는 자본재 수출을 고려할 때 국내 수출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중국을 통한 우리나라의 우회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국제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의 수출은 오히려 덕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전선에 대한 영향은 상쇄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내수 회복의 측면에서는 채권시장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을 수 도 있다. 즉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수출 분야에서의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정부는 내수 회복에 더 총력을 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추경에 더욱 박차가 가해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달러/원 환율 급락도 주목해야한다. 개장 이전 역외 환율은 20원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 당국이 강력한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고 외환 시장도 연초부터 꾸준히 위안화 절상 재료를 반영해왔다는 점에서 패닉을 넘어선 폭락은 아닐 것이라고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당국의 환율 하락 저지분 만큼의 물량 부담은 떠안을 수 있을 것이다. 전날 한국은행은 "달러/원 환율이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의 영향을 받아 급격히 하락할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강력히 시행해 외환시장 안정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수 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는 상황에서 위안화 평가 절상이라는 외부 변수가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해석과 그 영향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면 채권시장은 그냥 `가던 길` 가면서 그 재료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음은 각 선물사별 전망.
◇삼성선물=일단 예상되었던 변수였던 점은 경기 판단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수요 둔화는 경기회복 속도 지연과 원재료가격 안정통한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안정 요인이다.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어 콜금리 인상 우려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 지속 여부가 국제 자본 이동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어서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절상 폭이 크지 않았던 점은 충격을 완화시키는 요인이나 향후 위안화 절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된다면 원화 강세를 기대한 외인 매수 포지션 확대 가능성 높아 보이는 상황이다.
◇현대선물=주식시장의 경우 최근 1,080포인트 선 이상에서 가격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가운데 기술적인 조정의 빌미를 기다려온 셈이라 단기적으로는 채권시장에 반사이익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위안화 재평가를 계기로 동아시아 통화에 대한 매수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채권시장 역시 당분간은 미국시장과는 상반된 경로를 걸으며 최근의 금리 반락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시장 정책 관련 수급 부담이 고조될 수 있으나 일단 한은 개입으로 인한 통안채 발행 압력은 최근 크게 확대된 장단기 스프레드가 제한하는 가운데 단기물 위주로 운용해온 투자자들이 장기채로의 수요 이전을 통한 스프레드 축소가 이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전일 재경부는 ‘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 검토’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과열이 서울 및 강남지역에 집중된 미시적 현상일 뿐 매크로 현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부동산 관련 통화정책 리스크는 제거되었으며 재경부 차관의 2분기 GDP에 근거한 추경편성에 대한 부정적 발언, 경기순응의 저금리 기조 의지도 지속되고 있다. 미 국채수익률 급등이 부담스러우나 이는 사실상 달러 약세 반전 가능성에 의한 자본유출 우려에 근거한 것으로 국내금리에는 외화 수급 상 호재일 수 있다. 장단기 스프레드 반락에 베팅하는 조정 시 매수 관점을 유지하며, 20일 상향 돌파한 매물대 상단인 110.10선 저점매수 기조가 유효할 전망이다. 레인지는 110.10p-110.40p를 제시했다.
◇KB선물=재경부의 강력한 금리 안정 의지에 의지해 금리 추가 하락이 시도되겠으나, 중국의 위안화 페그제 폐지, 미국 경기 선행지수 및 필라델피아 연준지수 호조 가능성과 6월 토지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해 안정을 찾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적으로 지표 금리 "4.05%" 정도에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관망이 더 편해 보인다.
◇우리선물=중국이 달러화에 대한 페그제를 폐지하면서 위안화절상을 단행함으로써 종전 8.28위안에서 2.1% 절상되어 8.11위안으로 조정되었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위안화절상과 동시에 가장 먼저 영향력을 받을 수 있는 수출 면에서의 득과 실, 그리고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게 일고 있다.
일단 중국 제품과의 수출 경쟁력에서 국내 기업이 가격경쟁력 면에서 유리할 수 있고 이렇게 해서 수출이 좋아진다면 이는 최근 내수회복세와 맞물리면서 금리 인상 압력을 더욱 강화시켜 채권시장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대(對)중국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의 대(對)중국 수출은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이다. 위안화절상으로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다면 우리 기업의 대(對)중국 수출도 긍정적이지는 못할 것이다. 게다가 절상폭이 예상보다 적다는 점과 그 동안 위안화절상 가능성에 대해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되었다는 점, 또 위안화와 관련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단지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문제와 금리인상 우려에서 다소 벗어나 호재에 민감해져 있는 채권시장이 일단은 위안화절상을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금일 국채선물은 강세 기조와 함께 110.20p에서의 지지력이 뒷받침된다면 매수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만 정부의 구두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가운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과 강도를 지켜보면서 신중한 대응이 요구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