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피할 수 있었던 비극"…월가가 본 FTX 사태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 "일종의 블랙스완 이벤트"
"코인업계 넘어 다른 영역에 영향…많은 이들 고통"
VC업계 팩먼 벤록 CEO "완전히 피할 수 있었던 사건"
"수많은 희생자 우려…코인업계 평판 훼손도 부담"
  • 등록 2022-11-12 오후 12:03:52

    수정 2022-11-12 오후 12:04:54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FTX 사태는 블랙스완(Black Swan)과 같은 사건이다”, “FTX 파산은 충분히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비극이다.”

11일(현지시간) 글로벌 3대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가 6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고객 인출 사태(뱅크런)로 인해 결국 미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보호(책터11)를 신청했다.

댄 아이브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월가의 최고 테크기업 분석가로 손 꼽히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일종의 블랙스완 이벤트”라고 말했다. 블랙스완은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글로벌 경제가 이로부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FTX의 파산 사건은 비단 가상자산업계뿐 아니라 관련된 다른 영역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위험스러운 이야기”라며 “불행하게도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가상자산시장이 암흑기를 맞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현재 우리가 FTX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시장에서 보고 있는 상황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벤처캐피탈인 벤록을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팩먼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FTX 파산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정말 끔찍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장 먼저는 이번 사건이 완전하게 피할 수 있었던 비극이라는 점”이라며 “FTX는 사업에 실패해서 파산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고, (FTX 내부의) 몇몇 결함 있는 인간들의 의사결정에 의해 야기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FTX의 핵심 사업은 잘되고 있었고, 약세장에서도 수익성이 좋고 성장성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또 “자본금이 부족했거나 거시경제 환경에 따른 피해자도 아니었다”며 “아무런 규제나 감독도 없는 상황에서 회사 경영진이 정말 끔찍하고도 잘못된 일을 저지른 것”이라며 “이로 인해 직원과 주주, 수천명의 고객들, 투자자들 등 얼마나 많은 희생자들이 나올지 알 수 없다”고 아쉬워 했다.

팩먼 CEO는 “가뜩이나 문제 있는 업계라는 평판에 시달려왔던 가상자산업계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 큰 훼손을 겪게 됐다”며 “이를 회복하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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