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대장동 게이트 핵심 인물이자 천화동인 4호 대주주 남욱 변호사가 과거 대장동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언급한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 전담팀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들을 옮기고 있다. 검찰은 이날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의 청담동 소재 회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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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 30일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정영학 회계사 및 주민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남 변호사는 해당 녹음 파일에서 “제가 봤을 때는 이재명 시장이 (재선이) 되면 아주 급속도로 (대장동) 사업 진행 추진은 빨라질 것 같고, 다른 분이 되면 조금의 시간은 걸릴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 “제가 듣기로는 다음 사장, 다시 재선되면 공사 사장 이야기가 있다고 저는 그렇게 들었다”며 “요새 민감한 시기라 저희는 안 만나거든요”라고 언급했다.
남 변호사는 이어 “아니 명분도 좋잖아요. 이관된 상태에서. 지금 완전히 이관이 됐단 말이에요. 공사가 전권을 행사할 수 있어요”라며 “이관된 상태에서 시장이 되고,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고 유동규 본부장이 사장이 되면…”이라고 했다.
맥락 상으로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유동규 당시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될 것이고, 대장동 개발이 빨라진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는 게 김 의원 측 주장이다. 해당 녹음이 된 시점은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있던 시점이다.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이미 대장동 제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 업무 대행을 위한 위수탁업무를 체결한 상태였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당시 황무성 초대 사장의 잔여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아있던 시기에 후임 인사로 유 본부장이 거론된 것이다.
이 지사는 이후 재선에 성공했고, 초대 사장인 황 사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직전인 2015년 3월, 임기를 1년 6개월 남기고 물러났다. 이후 후임인 황호양 사장의 취임 전까지 유 전 본부장이 약 4개월 동안 사장 직무대리를 맡으면서 대장동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김은혜 의원은 “대장동 ‘대박 멤버’인 남욱 변호사가 이재명 시장 시절 유동규 전 본부장의 인사까지 미리 가늠해 알 정도”라며 “그 경제 공동체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 반드시 특검에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