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녹취 "이재명 되면 사업 급속도"…野 "특검"

대장동 개발 의혹 핵심 인사 남욱
"재선 되면 유동규가 공사 사장"
황무성 사장 임기 못 채우고 물러나고
유동규가 직대하며 대장동 진두지휘
  • 등록 2021-10-16 오전 11:55:46

    수정 2021-10-16 오전 11:55:46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대장동 게이트 핵심 인물이자 천화동인 4호 대주주 남욱 변호사가 과거 대장동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언급한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 전담팀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들을 옮기고 있다. 검찰은 이날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의 청담동 소재 회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 30일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정영학 회계사 및 주민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남 변호사는 해당 녹음 파일에서 “제가 봤을 때는 이재명 시장이 (재선이) 되면 아주 급속도로 (대장동) 사업 진행 추진은 빨라질 것 같고, 다른 분이 되면 조금의 시간은 걸릴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 “제가 듣기로는 다음 사장, 다시 재선되면 공사 사장 이야기가 있다고 저는 그렇게 들었다”며 “요새 민감한 시기라 저희는 안 만나거든요”라고 언급했다.

남 변호사는 이어 “아니 명분도 좋잖아요. 이관된 상태에서. 지금 완전히 이관이 됐단 말이에요. 공사가 전권을 행사할 수 있어요”라며 “이관된 상태에서 시장이 되고,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고 유동규 본부장이 사장이 되면…”이라고 했다.

맥락 상으로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면 유동규 당시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될 것이고, 대장동 개발이 빨라진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는 게 김 의원 측 주장이다. 해당 녹음이 된 시점은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있던 시점이다.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이미 대장동 제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 업무 대행을 위한 위수탁업무를 체결한 상태였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당시 황무성 초대 사장의 잔여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아있던 시기에 후임 인사로 유 본부장이 거론된 것이다.

이 지사는 이후 재선에 성공했고, 초대 사장인 황 사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직전인 2015년 3월, 임기를 1년 6개월 남기고 물러났다. 이후 후임인 황호양 사장의 취임 전까지 유 전 본부장이 약 4개월 동안 사장 직무대리를 맡으면서 대장동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김은혜 의원은 “대장동 ‘대박 멤버’인 남욱 변호사가 이재명 시장 시절 유동규 전 본부장의 인사까지 미리 가늠해 알 정도”라며 “그 경제 공동체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 반드시 특검에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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