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록음악의 역사에서 경제학을 발견하다

록코노믹스
피용익|304쪽|도서출판 새빛
  • 등록 2021-01-20 오전 6:00:00

    수정 2021-01-20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영미 대중음악계에는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는 말이 있다. 영국 록 음악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시기를 뜻한다. 그 시발점은 1964년 비틀스의 첫 미국 투어다. 로큰롤이 주춤한 사이 스탠더드 팝이 유행하던 미국은 비틀스의 첫 방문과 함께 롤링 스톤즈, 더 후로 이어지는 ‘영국산 로큰롤’의 침공을 받는다.

대중음악의 트렌드만 변한 것이 아니다. 경제적 변화도 이어졌다. 비틀스의 미국 방문에 비틀스 음반 200만장과 관련 굿즈 250만 달러 어치 판매가 늘어날 정도로 경제적 부가가치도 컸다. 미국 주간지 라이프에 실린 “1776년에 영국은 아메리카 식민지를 잃었다. 그리고 지난주 비틀스는 그곳을 되찾았다”는 문장은 대중음악이 불러온 경제·사회적 변화를 잘 보여준다.

록 음악과 경제 변화의 밀접한 관계는 글램메탈의 전성기에 이은 그런지 록의 등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일쇼크를 극복하고 경제호황을 누리던 1980년대, 대중음악은 과거 저성장 시기 억눌린 욕망을 표출하는 통로가 돼 자유와 쾌락을 추구하는 글램메탈이 유행했다. 그러나 1990년대 접어들면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기 시작하자 너바나처럼 분노와 우울로 가득 찬 그런지 록이 새로운 대중음악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록코노믹스’는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 록 음악과 경제학의 만남을 시도한다. 1950년대 로큰롤의 시작부터 2020년까지 약 70년 동안 이어져 온 대중음악과 경제현상의 상관관계를 재미있으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내고 있다. 한국이 록의 불모지가 된 이유, 그리고 BTS(방탄소년단)의 ‘코리안 인베이전’ 경제 효과에 대한 챕터에서는 새로운 형태로 다시 등장할 록 음악에 대한 기대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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