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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일본 탐정사무소 ‘미션 리서치’가 35~60세 불륜남녀 180명에게 크리스마스 계획을 물었다. 일본 불륜커플은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 생각일까.
日 불륜커플의 크리스마스 계획은
의외로 크리스마스에 만나지 않겠다는 불륜커플이 7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하겠다는 커플은 29%에 불과했다. 이같은 조사를 한 미션 리서치는 이 결과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는 미혼 커플과 다른 불륜 커플의 차이점”이라고 봤다. 불륜 상대는 특별한 기념일을 챙기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하겠다고 응답한 커플들은 주로 이브에 만난다는 계획이다. 24일을 꼽은 커플이 40%로 크리스마스 당일(35%)보다 많았다.
불륜 상대에게 배우자보다 더 비싼 선물을 하겠다는 사람도 37%로 같은 가격의 선물을 하겠다는 응답(27%)을 앞질렀다. 설문 결과를 종합하면 일본 불륜커플들은 24일에 밀회한 뒤 당당하게 외박하는 대신, 시치미를 떼고 귀가할 계획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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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불륜이 줄지 않을까. 실상은 정반대다. 일본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길어진 재택 생활에 배우자와는 사이가 멀어진 반면, 불륜 상대와 자주 만나게 됐다는 커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블루(우울감)’가 아닌 이른 바 ‘코로나 불륜’이다. 실제 일본 탐정소개 사무소 ‘탐정찾기 탄토군’의 상담원은 “4~5월 실시한 긴급사태 선언시 일시적으로 불륜조사 상담건수는 줄었다”면서도 “하지만 그 후 급속히 늘었고 12월 현재는 지난해보다 (불륜 상담이)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션 리서치 “자유롭게 만날 수 없게 된 불륜 커플이 오히려 그 환경 때문에 더 불타올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불륜남녀 128명에게 설문조사를 하자 “거리두기 생활을 하면서 불륜 상대와 직접 만나는 횟수가 늘었다”고 답한 사람이 18%로 집계됐다. 재택근무로 불륜 상대를 만날 수 있는 시간 자체는 늘었지만, 만날 장소가 마땅치 않아 밀회가 어려운 상황이 애절하게 느껴진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 때문에 불륜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코로나로 불륜커플이 발각되는 경우가 증가했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아이를 맡겨놓고 불륜 상대를 만나러 가기 어려워진 나머지, 아이와 ‘대담한 동행’을 한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간 아이가 “모르는 형이 놀아 줬다”며 배우자에게 신나게 얘기하는 탓에 불륜 사실을 들키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코로나 사태로 생활방식이 바뀌면서 새로운 만남이 많아졌다는 분석 또한 ‘코로나 불륜’의 원인으로 꼽힌다. 부서를 이동하거나 이직하는 사람이 늘면서 새 직장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는 이들도 덩달아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탐정소개 사무소 상담원에 따르면 “부서 이동 이후 남편의 귀가가 늦어졌다”거나 “이직 후 아내가 왠지 모르게 화려해졌다”는 내용의 상담이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를 틈타 불륜커플이 느끼는 애틋함의 총합만큼 배우자가 바람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는 기회도 함께 늘었다는 사실, 이들은 모르는 것일까 무시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