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VIEW]美민주-공화 권력분점 시장에는 청신호

  • 등록 2020-12-23 오전 6:00:00

    수정 2020-12-23 오전 6:00:00

[스티브 브라이스 SC그룹 투자전략 총괄 헤드]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사태를 막아내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상원의원 선거에서의 다수당 향배는 아직 판가름나지 않았으나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조금 더 크다. 투자자 관점에서 이러한 예상치 못했던 결과는 주식과 기타 위험 자산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티브 브라이스 SC그룹 투자전략 총괄 헤드
선거 전 설문조사를 통해 예측했던 대로 민주당이 백악관, 상원, 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블루웨이브’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었다면, 민주당이 상당한 정책적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선거 전 투자심리는 해당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당시 공화당이 상원에서 소수당에 허용되는 입법 지연 전술을 사용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만약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면 민주당이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분리된 의회의 부정적 측면을 경험해왔다. 선거가 치러지기 전 코로나 19에 따른 부양책의 경기 회복 효과가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과 공화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던 상원이 서로 합의점에 도달하는 데 실패한 게 대표적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까지는 피해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경제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회복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겨울을 맞아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 19 재확산세가 나타남에 따라 경제적 타격이 누적되고 있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기 침체 신호에 분리된 정부가 충분하고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리스크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분리된 의회의 장점도 존재한다. 공화당이 차지한 상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세금 인상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낮으며, IT, 은행, 에너지 업종에 대한 규제 강화에 제동을 걸어 미국 경제(Corporate America)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대표적이다. 역사적으로는 민주당, 공화당 중 한쪽이 대통령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지 못하는 것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미국 주식이 최고의 수익률을 보였던 시기는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과 분리된 의회가 조합된 환경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개월 동안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 것이라 봐야 할까? 대선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적 불복 가능성이 주식시장에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구간에서도 미국 증시가 견조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현재 금융시장은 얼마전 합의한 추가 재정부양책을 주목하고 있다. 또 바이든의 취임과 함께 민주당의 재정 부양책 추진 의지가 강하게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후보의 미 대통령 당선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식시장에도 긍정적이다. 바이든 당선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몇 안 되는 공통점 중 하나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바라본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논리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바이든이 좀 더 세련되고 예측 가능한 외교적 접근을 취할 것이라는 점에서 상호 간의 우려를 낮추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물론 모든 일이 미 대선을 중심으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 19를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했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유럽보다 해당 지역의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또 미 달러화의 추가 약세가 예상된다. 이는 보통 아시아 자산 시장의 강세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아시아 및 중국 주식시장(일본 제외)에 대한 선호 의견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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