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상반기 해외실적 선방
23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은 289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관과 비교해 20.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4조128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1분기까지만 해도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주요 지역에서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국내은행 해외법인도 타격을 받았다. 거점 도시가 봉쇄되다시피 하면서 경제가 ‘셧다운’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도 1분기에는 위기상황에 대비해 달러를 비축하는데 힘써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각국의 방역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고 봉쇄했던 도시에서 경제 활동이 되살아나면서 은행권의 실적도 반등했다. 특히 국내 금융권이 적극적으로 진출했던 동남아시아 지역의 금융 거래가 회복되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
하나은행도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9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도 6461억원으로 1년전과 비교해 28.7% 늘었다. 하나은행 역시 아시아 법인이 선전했다. 특히 대출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제 하나은행 중국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상반기 순이익이 575억원으로, 전년 동기(74억원)보다 4배가량 증가했고, 인도네시아 ‘PT Bank KEB Hana’ 법인은 상반기 35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작년보다 6배 가까이 실적이 증가했다. 다만, 독일ㆍ캐나다ㆍ브라질 등의 지역은 전년보다 순이익이 하락했다.
KB국민·하나은행 질주‥신한·우리은행 주춤
우리은행도 해외법인 상반기 순이익은 481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5.5% 감소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70억원으 로 전년 동기보다 절반 가까이 축소됐으며, 유럽우리은행은 110억원의 순손실로 전년 동기(-29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반면 중국우리은행은 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배 증가했고,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도 188억원의 순이익으로 전년보다 22.8% 증가했다.
은행권은 하반기 실적도 기대 중이다. 각국 정부에서 경제를 살리려 다양한 부양책이 나오고 있는데다, 민간에서도 대출을 포함한 각종 금융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되면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주요 전략거점 지역의 영업활동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가 발병했던 1분기에는 외화 확보를 위해서 해외 영업이 주춤했다”며 “5월 이후부터는 유동성이 좋아졌고, 중국의 경우 대출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등 하반기에는 작년 수준까지 회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