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AI 유입 우려 커져…선제적 방역대책 추진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올해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국내 발생 위험성이 높아짐에 따라 전국 가금농가 등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겨울철 AI 예방을 위해 선제적 방역관리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지달 31일 열린 ‘2020년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 대비 심포지엄’에 참석한 민간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이달 6일 기준 전세계 고병원성 AI 발생건수는 489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9배 증가했다. 유럽의 경우 331건으로 33배 급증했고 우리 주변국인 중국·대만·베트남(132건)은 두배 가량 늘었다.

호주에서는 지난달말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가금농가(산란계)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러시아 내 소규모 농가에서 발생하는 등 전세계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6월부터 전통시장 내 가금판매소와 가금 공급 농가 대상 상시 예찰·검사 과정에서 최근 검출이 줄었던 저병원성 AI(H9N2형)가 지속 검출되고 있다.

저병원성 AI는 가금에서 임상증상이 거의 없지만 나 일부 산란율 저하 등 피해를 입힌다. 발생건수는 2016년 204건에서 2017년 5건, 2018년 1건, 지난해 0건에 그쳤지만 올해는 23건 발생했다.

4월부터 실시 중인 전국 가금농가 일제 방역점검 결과 전실·울타리·그물망 등 방역시설이나 소독시설에 문제가 있거나 출입통제 등 방역이 미흡한 가금농가는 277호가 확인됐다. 이중 28호는 법령을 위반해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했다.

해외 AI 발생 증가를 비롯해 국내 바이러스 검출이나 방역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올 겨울 철새 등을 통해 국내로 고병원성 AI 유입되면 가금농가 발생 위험성도 높다는 판단이다.

농식품부가 지난달 31일 개최한 ‘2020년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 대비 심포지엄’에서도 전문가들은 올겨울이 위험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AI 예방을 위한 차량 통제와 방역시설 정비 등 농가 단위 차단방역 수칙 강화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농식품부는 겨울철 AI 대비를 위해 5월부터 방역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먼저 전국 가금농가 일제점검으로 농가별 방역시설 등 취약요소를 발굴·보완하고 온라인 방역 교육·홍보도 실시하고 있다. 철새도래지 축산차량 출입통제구간은 지난 겨울철보다 확대 설정해 9월부터 조기 운영할 계획이다.

저병원성 AI 전파 차단을 위해 검출시설을 통제·소독하고 가축거래상인 계류장 검사·점검 등 방역조치를 추진 중이다. 현재 방역체계에 미흡한 점은 없는지를 조사하고 미비점은 신속히 보완할 예정이다.

전국 가금농가와 축산시설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도 당부했다. 가금농가는 농가 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방역시설을 사전 점검하고 출입통제·소독 등을 이행할 것을 강조했다.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 관계자는 “AI 발생 예방을 위해 지자체·생산자단체 등과 협력하여 사전 대비태세를 구축할 것”이라며 “효율적 방역을 위한 제도 개선과 현장 방역지원 등 방역대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