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100일 추미애…돋보인 5選 존재감, 아쉬운 장관 균형감

검찰개혁 강조하며 1월2일 임기 시작…檢과 잦은 대립
장관 업무보다 `대표급 정치인` 언행 도드라졌단 평가
향후 檢개혁·주요수사 갈등 가능성…"공정과 균형을"
  • 등록 2020-04-11 오전 9:05:00

    수정 2020-04-11 오전 9:05:00

[이데일리 안대용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로 임기 100일을 맞았다. 취임사에서부터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며 검찰개혁을 강조한 추 장관은 지난 100일간 인사와 주요사건 처리 문제 등을 두고 검찰과 자주 대립각을 세웠다.

법조계에선 법무·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본연의 업무보다는 대표급 정치인으로서의 언행이 도드라졌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특히 스스로 강조한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일방적인 면만 보였을 뿐 개혁을 조화롭게 이끌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진행된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과 잦은 마찰…“장관보다 `5선 의원` 존재감 더 컸다”

서초동의 A변호사는 “법무부 외청인 검찰을 통솔하기보다는 마찰을 빚는 모습이 빈번하게 있었고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툭하면 감찰 이야기부터 꺼낸다든가, 검찰을 압박하려는 듯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지난 1월2일 임기 시작 직후부터 검찰 고위간부 인사 국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마찰을 빚었다. 당시 인사와 관련해 먼저 의견을 내라는 요구에 윤 총장이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서 정책보좌관에서 징계 가능성 검토를 지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확인서 허위작성 의혹과 관련해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과정이 적법하지 않다고 문제삼으며 수사팀 감찰 필요성을 거론했고, 대검찰청 간부 상가에서 벌어진 이른바 ‘항명 소동’과 관련해선 “상갓집 추태”라는 표현을 쓰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신천지 자료 확보를 위한 과정에서도 줄곧 강제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검찰과 각을 세우고, 최근 윤 총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현직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도 라디오에 출연해 공개적으로 먼저 감찰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A변호사는 “장관 취임 이후 100일 동안 ‘5선 의원’의 존재감이 장관으로서의 업무보다 더 많이 보인 것 같다”며 “장관으로서 원칙적 모습보다는 정치인 화법의 말씀이 많았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검찰 고위 간부 출신 B변호사는 “합리적으로 리더십을 가지고 검찰을 이끈 게 아니라 부딪치고 하면서 말실수 같은 것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고 거친 면이 있었다”며 “그런 점에서 지난 100일에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좋게 보자면 추진력이 있어 보일 수도 있지만 나쁘게 보자면 일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검찰개혁·주요수사 국면 갈등 가능성…“공정과 균형을”

스스로 ‘검찰개혁 완수’를 강조하는 만큼 향후 개혁 관련 세부 작업 추진과정에서 추 장관이 검찰과 지속적으로 부딪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또 오는 15일 국회의원 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재개될 검찰의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 등 주요 사건 처리 과정에서 지난 100일 사이 벌어진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선 추 장관이 장관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면서 검찰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B변호사는 “추 장관의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에 대해서라면 전혀 흠잡을 데가 없다고 본다”며 “어느 진영이나 정파에 속한 정치인이란 생각을 단절하고 법치를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좀 더 공정과 균형을 생각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C변호사는 “검찰이 잘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해야겠지만 제 역할을 하도록 감당해주는 것이 장관의 역할”이라며 “적극적인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이후 공명정대한 법 집행과 향후 검찰개혁 과정에서 장관의 노력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잘해서 박수 받는 장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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