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설 명절 연휴 셋째 날인 4일 시안으로 출국해 현지 반도체 공장 점검에 나섰다. 중국의 설 명절에 해당하는 춘절 기간에 현지에서 설날을 보낸 이 부회장은 2014년 완공한 낸드플래시 전용 생산시설은 시안 1공장을 둘러보는 등 현장 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또 지난해부터 70억 달러(약 8조원)을 투입해 건설하고 있는 시안 2공장을 찾아 공사 진척 상황과 양산 일정 등도 직접 챙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시안을 선택한 이유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메모리 값 하락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 들어 1월 글로벌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전달 대비 무려 17.24%나 급락한 상황이다. D램의 고정거래가격 기준인 DDR4 8Gb(기가비트) PC향 범용제품의 가격 조사가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3년 7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낸드플래시도 3% 떨어지며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메모리 호황을 이끌었던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가격 하락세 속에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특히 중국 시장은 경기 둔화와 함께 열흘 간 이어질 춘절 기간으로 인한 메모리 수요가 더욱 위축돼 2월 가격 하락폭을 더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5일,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이후 1년 간 유럽과 북미,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세계 각지를 누비며 인공지능(AI)과 5G(5세대 이동통신), 전장(전자장비) 등 신사업 확대 및 점검에 몰두해왔다. 올해도 1월 초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하고 DS부문 경영진 간담회 등을 가지며 사업 전략 구상에 몰두해왔다. 같은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기업인 초청 행사에서 이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 재선임을 통해 기업 총수로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올 한해 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한 활발한 해외 활동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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