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생생한 토목 박물관`..거가대교를 가다

부산-거제 연결 `거가대교` 14일 개통
세계 최초 48m 바닷속 해저침매터널 시공
  • 등록 2010-12-05 오후 12:01:05

    수정 2010-12-05 오후 12:11:37

[부산=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세계적으로 침매터널은 140여건의 사례가 있어 일반화돼 있습니다. 하지만 거가대교에 전세계 토목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현장의 규모와 난공사를 극복한 첨단기술 때문입니다."

부산 김해공항에서 버스로 1시간여를 달려 가덕도 인근에 도착하자 다이아몬드형 주탑으로 연결된 길다란 교량이 눈에 들어왔다.

오는 14일 개통을 앞두고 있는 거가대교는 남해안의 바닷속과 바다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세계 최장이면서 국내 최초의 해저침매터널로 시공됐다.

◇ 부산~거제 이동시간, 자동차로 40분대로 획기적 단축

▲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까지 총 8.2km 구간을 국내최초로 시도되는 해저침매터널과 사장교로 연결한 거가대교가 완공돼 14일 개통된다.

거가대교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서 부산시 강서구 천성동 가덕도까지 총 8.2km 구간을 국내최초로 시도된 해저침매터널과 사장교로 연결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지난 2004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총 72개월 동안의 공사기간과 총 1조90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주요시설은 사장교 3.5km와 침매터널 3.7km, 육상터널·교량 1.0km로 구성돼 있다.  민간투자사업(BTO방식)으로 진행된 거가대교의 시공은 대우건설(047040)이 주간사로 6개 건설업체가 참여했다.

두 손을 모은 듯한 사장교 주탑의 모양은 미래로 나아가는 힘찬 희망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또한 거제도의 아름다운 자연미와 부산의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곡선 다이아몬드형 주탑으로 시공했다.

거가대교 완공으로 부산~거제간 거리는 현재의 140km(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거제 고현터미널 기준)에서 60km로 단축되고,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인한 3시간30분의 통행시간이 40분으로 줄어들게 된다.

거가대교를 통한 산업물류비용이 연간 4000억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추정되고 부산, 거제를 거쳐 여수, 목포에 이르는 남해안 관광 인프라도 구축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 세계 최장, 국내 최초 침매터널 `가덕해저터널`

이번에 국내 최초로 시공된 거가대교의 침매터널은 수심 48m 심해에 국내에선 처음으로 시공됐다.

가덕해저터널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침매공법을 사용해 부산시 가덕도와 중죽도 사이를 연결하는 총연장 3.7km의 해저터널로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침매공법이란 육상에서 제작한 콘크리트 박스 구조물을 부력을 이용해 물위에 띄워 설치지점으로 운반해 가라앉힌 후 수압차이를 이용, 구조물을 서로 접합시켜 터널을 완성해가는 방법을 말한다. 가덕해저터널은 총연장 3.7km로 침매함체 18개가 연결돼 있다. 

경남 통영 안정공단에서 제작된 침매함체는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함체는 1개의 길이가 180m, 높이 9.97m, 너비 26.5m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무게만 4만5000~5만톤에 달한다.

함체를 세우면 약 64층 규모의 아파트 높이에 이르며, 하나의 함체에 타설되는 콘크리트로 아파트 102㎡형을 기준으로 460가구를 지을 수 있고, 철근으로 970가구를 지을 수 있는 규모이다.

함체는 콘크리트 조각 8개를 연결해 만들었다. 한개의 조각을 완성하기 위해 28시간 동안 쉬지 않고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만들어진 함체는 내부에 밸러스트(균형) 탱크를 만들고 양끝을 임시벽으로 막아 잠수함과 같은 형태를 갖춘 후 선박을 진수시키는 방식과 같은 방법으로 제작장에 물을 채워 부력을 이용해 함체를 진수한 후 바다로 예인했다.

예인된 함체는 안정제작장 앞바다에 마련된 계류장에서 함체를 연결시키기 위한 각종 장비를 설치하는 의장 작업을 마친 뒤, 기상 상황을 체크한 후 하나씩 부산 가덕도 침매터널 구간으로 옮겨져 바다 속으로 가라앉혔다.

조봉현 대우건설 침매터널 현장소장은 "기상예보를 통해 침설이 가능한 시간범위를 최종 확인한 후 침설작업을 결정했다"면서 "함체운송이 결정된 순간부터 침설 및 초기 안정화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주야 연속으로 며칠씩 집중해서 작업을 수행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 대우건설, 해저터널 시공분야 세계적 기술력 우위 확보

거가대교는 태풍과 돌풍은 물론 각종 재해에도 끄떡없는 다양한 최첨단 안전설계가 적용됐다.

가덕해저터널은 높은 수압, 지진, 선박충돌 등의 극한상황에서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기적인 침하에 대비했고 터널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량화재에도 대비했다. 

터널 내부 화재시 구조물의 손상이 없도록 설계됐고, 운전자들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중앙 비상통로용 방화문을 90m 간격으로 설치했다. 또한 전구간에 걸쳐 교통통제를 위한 지능형 교통통제시스템과 감시제어 데이터 수집시스템 등을 설치해 사고에 대비했다.

사장교 부분은 선박 충돌시에도 교각과 케이슨이 안전하도록 설계했다. 태풍과 풍랑이 거센 외해인 점을 감안해 이 지역의 100년 빈도 풍속인 순간최대풍속 78m/sec(차량주행고도기준)에 저항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대교 등 기존의 국내 교량이 100년 빈도 풍속인 순간최대풍속이 72m/sec인 점과 비교하면, 거가대교는 더욱 안전한 설계기준을 적용했다는 게 시공사측의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침매터널 공사를 통해 독보적인 해저침매터널 시공기술을 확보하게 된 것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유럽과 일본 등 해저터널 분야의 선진 건설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보현 대우건설 토목사업본부 상무는 "이번 거가대교의 성공적인 완공으로 침매터널 관련 5가지의 세계기록을 보유하게 됐고,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기초자갈 포설장비 등 3가지 국제특허를 출원했다"면서 "해외 각지에서 신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기술수출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 대우건설이 시공한 거가대교는 국내 최초의 3.7km 해저 침매터널와 2주탑, 3주탑 연속 사장교 기술이 적용돼 우리나라 토목기술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쾌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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