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BOA의 경우 두 거대 금융사들의 종말을 발판 삼아 미국 최대 금융사로 거듭나게 됐다.
먹고 먹히는, 치열한 금융위기 소용돌이 속에 놓인 주인공들의 면모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 BOA, 세계 최대 은행으로 발돋움
세계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를 한입에 꿀꺽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 최대의 소매은행이다. 이미 미국 국내 예금의 10% 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홈 모기지 신규 발행 부문에서도 5대은행에 속할 정도다.
자산 규모상으로는 2위로 총 1조90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가치 상으로는 시티그룹이 최근 뒤로 물러나면서 1540억달러 규모로 최대가 됐다.
5900만명의 소매 고객 610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해 이미 소매은행으로서는 최대 위상을 자랑하고 있으며 특히 홈 에쿼티론은 물론 미국 최대 신용카드 발급 회사이기도 하다.
자산운용(Wealth Management) 부분에서도 상종가를 치고 있고 블랙록의 지분을 절반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굴지의 자산운용사다.
여기에 2만명의 금융전문가와 2조5000억 달러 이상의 고객자산을 보유한 미국 최대 브로커리지인 메릴린치가 더해지게 됐다.
특히 이번 합병으로 투자은행 부분을 키우게 됐는데 최고경영자(CEO) 케네스 르위스는 이미 투자은행 부문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찰스 메릴과 에드먼드 린치의 의기투합으로 탄생된 메릴린치는 찰스 메릴이 1914년1월에 문을 연 뒤 같은 해 5월 린치의 합류 이후 뉴욕 맨하탄 7번가에서 간판을 내건다.
이후 1956년 포드 자동차의 기업공개를 담당, 수십억 달러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이름을 떨쳤다. 1960년 이후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 등으로 지점을 넓히면서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발돋움했고, 채권과 자산운용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71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이름을 올린다.
이후 1990년대 말미에 세계 최대의 주식 및 채권 인수영업을 담당하는 투자은행의 자리를 거머쥔다. 이듬해 시티그룹에 1위 자리를 내주긴했지만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과 어깨를 겨뤘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는 메릴린치에도 암운을 드리웠다. 2006년 수십억달러의 모기지자산을 추가하면서 메릴린치 역시 신용위기의 수렁 속으로 빠져든다. 퍼스트 프랭클린파이낸셜 등 모기지업체를 인수한 것도 화근 중 하나였다.
2007년 10월 스탠리 오닐이 결국 사임하고 존 테인을 새로운 최고경영자로 교체했지만 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올해 6월말 손실이 192억 달러에 달했고, 론스타 등에 부실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본 확충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국 물거품이 됐다.
◇ 리먼브러더스, 모든 노력 수포로..별이 지다
공식적인 회사의 출범은 1929년이다. 이후 75년 애브라함&코를 인수한 뒤 다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로부터 인수 당해 시어손과 합병되는 등 여러차례 부침을 겪었다. 그러나 93년 다시 독립회사로 떨어져 나오면서 `리먼브러더스`로 거듭난다.
이후 94년 기업공개를 성공리에 마쳤고, 99년 도쿄-미쓰비씨 은행과의 제휴 추진, 2002년 링컨캐피탈의 채권운용 부문 인수에 이어 2003년에는 최근 매각을 추진했던 누버거 버만을 인수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4년 연속 이어간 기록적인 이익을 뒤로 하고 모기지 관련 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면서 올 3분기에만 39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의 산업은행을 비롯, 가장 최근에는 바클레이즈 등을 상대로 자산 매각협상을 벌여왔고, 배드뱅크 설립 등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가며 파산보호 신청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