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회사원 김모(48)씨는 지난해 여름 경기도 화성시 향남택지개발지구 미분양 아파트 47평형 로열층을 분양받았다. 향남지구의 경우 분양 초기 때엔 일부 로열층에도 미분양이 남아 있었다. 김씨는 향남지구 중대형 아파트에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아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해 2~3년 뒤 입주 때를 내다보고 분양받은 것이다. 지금은 미분양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 김씨는 “택지지구나 대단지도 분양 계약 직후를 노리면 로열층을 잡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미분양 아파트는 청약통장 없이도 동과 호수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고 재당첨 금지 규정도 적용받지 않는 등 장점이 많다. 이런 점을 활용해 대단지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아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미분양을 고를 땐 주의할 게 많다. 택지지구나 대단지의 경우 조금이라도 좋은 층과 방향을 잡으려면 너무 뜸을 들이지 않는 게 좋다. 경기침체 등으로 분양 초기 일시적으로 미분양이 발생했을 때를 노려야 ‘돈 되는 아파트’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분양 잡기도 시점이 중요한 것이다.
로열층을 선점하려면 사전예약제를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주택업체들은 최근 순위 내 청약으로는 미분양이 발생할 것을 감안해 미리 모델하우스나 인터넷에서 예약을 받고 있다. 사전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계약 마지막 날 모델하우스에 연락, 미분양을 계약할 수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입주 임박 단계까지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것은 메리트가 크지 않다.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30~50가구짜리 ‘나홀로’ 아파트이거나 주변에 혐오시설이 있거나 교통여건이 열악한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업체들이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더라도 현혹되어선 안 된다. 잔금을 1~2년간 유예하거나 새시를 무료로 시공해준다고 해서 덥석 계약하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분양가와 주변 시세를 비교해보는 것도 필수다. 오는 9월부터 시세보다 20~30% 싼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가 나오면 분양가가 비싼 미분양 아파트는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분양은 잘만 고르면 ‘숨은 진주’가 될 수 있지만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