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의 평당 전기 사용량은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보다 2배 가량 많고, 전기요금은 훌쩍 뛰어 6배 가량 많다.
본지가 서울·경기지역의 대표적인 주상복합아파트 5곳과 일반 아파트 5곳 등 모두 10곳〈표 참조〉의 연간 전기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 구조에 따라 전기 소모량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최근 유행하는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에너지 다(多)소비 구조’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면적당 사용량(평당 월 전기 사용량)은 타워팰리스 3차(21.25㎾h)가 가장 많고, 일반 아파트인 압구정동 신현대(11.28㎾h)가 가장 적었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부사장은 “부유층 아파트인 타워팰리스와 신현대의 사용량 차이가 큰 이유는 생활 수준 때문이 아니라 건물구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다(多)소비 건물구조가 원인=일반 아파트는 거실과 주방 창을 열면 맞통풍이 가능한 구조(판상형 또는 일자형)다. 하지만 최근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는 대부분 외관과 조망(眺望)을 고려한 탑모양 구조(탑상형)여서 건물 중앙(코아)이 엘리베이터로 막혀 있다. 대우건설 기술연구소 장현재 박사는 “건물들의 구조가 전기사용량을 가장 크게 좌우한다”고 말했다. 탑상형 고층 주상복합은 주위에 햇빛을 가려주는 시설도 없고, 통유리 구조가 많아 창문을 다 열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판상형에 비해 실내가 훨씬 덥다.
실제 전기사용량 상위 1~6위는 일반 아파트(아이파크)를 포함, 모두 탑상형이다. 이들 건물은 내부의 바람 길이 차단돼 뜨거워진 실내 공기를 빼낼 방법이 없다. 주상복합이지만 내부 구조는 일반 아파트와 비슷한 파크뷰의 전기료가 타워팰리스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대림산업 기술연구소 박선효 연구원은 “건물에 대한 에너지 등급제 시행 등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요금도 천문학적 차이=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구간별 누진제다. 사용량이 일정 단계를 넘으면 요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전기사용량을 기준으로 추정해 보면 타워팰리스 3차의 월평균 전기료는 63만원, 분당 파크뷰는 20만원, 길음동 동부센트레빌은 3만6360원이다. 일반요금이 적용되는 공용시설 전기료가 포함돼 있어 실제 요금은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차이는 많지 않다.
여름철 전기사용량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진다. 타워팰리스 1·2·3차(1700㎾h 안팎)의 올 7월 전기사용량을 기준으로 환산한 평균 전기료는 80만원 안팎이다. 4만원선인 동부센트레빌이나 상도동 쌍용스윗닷홈보다 20배나 많다. 평균치가 아닌 대형 평형으로 가면 전기료는 천문학적으로 뛴다. 타워팰리스 3차의 최대 평형은 103평형. 평당 전기사용량(21.25㎾h)으로 추정, 계산하면 한 달 평균은 2188㎾h가 되고, 전기료는 109만원이다. 보통 여름철 사용량이 20% 많은 점을 감안하면, 여름철 한 달 전기료는 120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