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최근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훼손된 국가유산이 장기간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김승수 국회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장마철 국가유산 피해·조치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해 69곳의 국가유산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9곳의 주변지가 파손됐다. 총 78곳에서 풍수해로 인한 국가유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 국가민속문화재 ‘나주 우남 고택’의 담장이 붕괴된 모습(사진=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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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상북도가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라남도 13건, 충청남도 11건, 경상남도·충청북도 각각 7건, 전라북도 6건 등의 순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국가유산 지정등급별로 보면 국보가 2건, 보물 4건, 사적 26건, 천기 13건, 명승 10건, 국민 13건, 등록 10건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국보로 지정된 금산사 미륵전은 막새기와가 떨어져 나갔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한계산성의 경우 산성 천제단 석축의 일부분이 무너져내렸다.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풍수해 뿐만 아니라 대규모 산불 · 화재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다. 지난 4월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되면서 강원도의 유형문화재인 방해정 일부가 소실되고 경포호 주변에 있는 상영정이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
더 큰 문제는 훼손된 국가유산을 신속하게 복구해야할 사업비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문화재긴급보수비 예산은 총 37억1000만원이다. 이 중 26억1400만원이 이미 사용됐고, 남은 예산은 10억 9600만원에 불구하다. 김승수 의원은 “풍수해·산불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필요하다”며 “국가유산의 위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난안전관리 사업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발생시 신속하게 문화재를 복구해 2차, 3차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문화재긴급보수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김승수 국회의원(사진=김승수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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