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우리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시켜 주고 몸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며, 혈액순환을 통해 온 몸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실어 나르는 등 많은 일을 합니다.
우리 몸의 전체 수분 중에서 1~2% 정도가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고 5% 정도가 부족하면 혼수상태에 빠지며 10% 이상 손실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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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 2ℓ 이상 물을 마셔야 하는 것을 정설로 알고 있지만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하루에 2ℓ 이상을 마셔야 한다는 주장과 음식물을 통해 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목이 마르지 않으면 굳이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성인 남자(70kg)를 기준로 하루에 몸 밖으로 내보내는 물의 양은 소변 1.6ℓ, 대변 0.2ℓ, 호흡과 피부를 통한 0.7ℓ 등 총 2.5ℓ 정도 됩니다.
체중과 신진대사에 따라 필요한 물의 양도 달라지기 때문에 대개 몸무게의 3.3%에 해당하는 양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기준에 따라 여성은 하루에 2.0ℓ, 남성은 2.5ℓ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는 기준이 제시된 것입니다.
우리 몸은 하루에 2~2.5ℓ의 물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말이 하루에 2~2.5ℓ의 생수를 마셔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음식물과 음료 등을 통해 대부분을 섭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설처럼 알려진 하루 물 2.5ℓ(또는 물 8컵)를 마셔야 한다는 말은 잘못된 걸까요?
하루 물 섭취량 2.5ℓ 물 마시기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1945년 미국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서 발표한 자료에 도달합니다. 해당 자료에는 성인에게 매일 필요한 물의 양은 2.5ℓ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양의 대부분은 일상적인 음식에 포함됐다고 적었습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성인이 하루에 2.5ℓ의 물을 필요로 하는 것은 맞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 포함됐다는 겁니다. 하루에 2.5ℓ의 맹물을 마셔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지요.
이 자료가 일반인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고의였는지 실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2.5ℓ의 물이 필요하다는 첫 번째 문장만 전달되고 바로 뒷문장(그 물이 음식물에 포함됐다는) 내용은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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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컵의 물에 대한 최초의 근거는 1974년에 발간된 ‘좋은 건강을 위한 영양(Nutrition for Good Health)’이라는 책이 유력합니다. 이 책에는 성인을 기준으로 24시간 동안 6~8잔의 물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적혔습니다. 그리고 그 물은 커피, 차, 우유, 맥주 등에 들어 있고 과일과 야채는 훌륭한 물 공급원이라는 내용도 쓰여 있습니다.
성인에게 하루 6~8잔의 물이 필요하다는 내용은 있지만 그것이 6~8잔의 생수를 마셔야 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입니다. 이 자료가 전달되는 과정에서도 6~8잔의 물이 필요하다는 내용만 전달되고 그 물이 음료·과일·채소에 들어 있다는 얘기는 빠진 것이죠.
물 마시는 것과 관련된 또 다른 속설은 목이 마르기 전에 미리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가 조언에 따르면 목이 마르기 전에 물을 마셔야 한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물을 마시기에 적절한 때는 목이 마르다고 느꼈을 때라고 조언합니다.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University of Utah Visiting Professor △국회물포럼 물순환위원회 위원 △환경부 자문위원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자문위원 △대전광역시 물순환위원회 위원 △한국물환경학회 이사 △한국방재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