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박범계 "페북 자제"에 담긴 차별화 전략…첫 시험대는 檢 인사

후보자 때부터 '소통' 강조…페북 자제 선언도
첫 일정 동부구치소 찾고 檢 인사도 尹과 협의 강조
시작부터 '秋완 다르다' 차별성 강조하고 나서
"정무적 능력 뛰어나"…검찰개혁 어떤 변화구 던질지 이목
  • 등록 2021-02-01 오전 5:50:00

    수정 2021-02-01 오후 5:35:19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제가 페이스북을 옛날에 참 많이 했는데, 앞으로는 좀 자제 하려고 합니다.”

논란 끝에 제68대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으로 공식 취임한 박범계 장관은 취임 당일인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뜬금없이 페이스북 얘기를 꺼냈다. 검찰개혁이라는 묵직한 과제를 짊어진 자리에 오른만큼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한 마디 정도로 끝낼 수 있었겠지만, 굳이 이같은 발언을 한 데에는 페이스북을 주요 메신저로 활용해왔던 추미애 전 장관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메시지를 부각 시키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언론과 각을 세웠던 추 전 장관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 등 본인 개인적 논란은 물론 검찰 인사,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과 징계 청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등 검찰개혁과 관련된 세세한 사안까지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언론과의 쌍방향 소통보다는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치중했던 셈이다.

반면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후보자 시절부터 소통에 공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고검 청사에 자신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을 꾸린 그는 지난달 31일 첫 출근길엔 “여의도에는 민심이 있고, 서초동에는 법심(法心)이 있다. 민심에 부응하되 법심도 경청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검찰청에 사무실을 정했다”고 말하는 등 유독 소통을 강조했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임기 첫 일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상황 점검을 위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방문, 청사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첫 일정엔 동부구치소…檢 인사도 尹과 협의 ‘차별화’ 부각

추 전 장관과의 차별화를 위한 박 장관의 시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는 공식업무를 시작한 첫 날 취임식도 열지 않고 곧장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 곧 민생 아니겠나”라며 “법무부가 관리하는 이곳 동부구치소에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말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이 지난해 11월 27일 동부구치소 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한달여 만인 지난달 29일에야 동부구치소를 처음 방문한 데 이어 35일 만인 지난달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첫 사과 메시지를 내놓은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추 전 장관이 취임 직후 단행한 첫 검찰 인사에서 윤 총장 ‘패싱’ 논란을 빚었던 것과도 다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출근길에서 “오늘 인사 관련 부서로부터 현황을 보고 받고 인사 원칙을 정해 2월 초 윤 총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총장이 엄연히 현존하고 있고, 법상 검사들의 인사를 함에 있어 보직 제청은 장관이 하고 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돼 있다”며 “법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적 능력, 秋보다 뛰어나”…기대 속 檢 인사·수사 조치에 이목

법조계 안팎에서는 “추 전 장관에 비해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가 펼칠 검찰개혁 2라운드의 방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검찰개혁 추진이라는 대전제에 대해선 추 전 장관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 검찰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수사지휘권 행사 등 일련의 조치에 대해선 추 전 장관과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직구 말고 변화구도 던지겠다”는 그의 표현은 방법론에 있어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할 것임을 시사한다. 첫 심판대로는 검찰 고위·중간간부 인사와 현재 속도를 내고 있는 정권 관련 수사에 대한 그의 입장이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추 전 장관 당시 인사 자체가 워낙 논란이 돼 왔기 때문에 일단 2월 검찰 인사를 눈여겨봐야 한다”며 “단적으로 (윤석열 총장의 직계로 분류되는) 한동훈 검사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내 대표적인 추 전 장관 라인으로 꼽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등에 대한 인사 조치 여부, 그리고 윤 총장 징계 청구 과정서 주목을 받은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와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 이첩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부당 평가 사건이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 사건 등 민감한 사건들이 2월이면 대략 정리가 될 텐데, 박 장관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 현 정권과 관련된 각종 검찰 수사 등 갈등의 불씨도 산적해 있는 만큼 박 장관이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관심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판사는 물론 청와대 경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거치면서 정무적 감각과 법조 관련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라며 “더욱이 박 장관은 윤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로) 가까운 사이였고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도 윤 총장과 친분이 있어 검찰과의 소통도 확실히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은…

△1963년 충북 영동 △연세대 법학 △1994년 사법연수원 23기 △1996년 서울지방법원 판사 △2002년 대통령인수위 정부분과 인수위원 △2003년 청와대 민정2비서관 △2003년 청와대 법무비서관 △2010년 민주당 대전광역시당 위원장 △2012년 19대 국회의원 △2016년 20대 국회의원 △2016년 국회 국정농단 국조특위 간사 △2018년 국회 사법개혁 특위 간사 △現 21대 국회의원 △現 법무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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