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정인아 지켜줄게' 챌린지ing…첫 공판서 '살인죄' 추가

검찰, 양모에게 살인 혐의 추가…주된 공소사실
양모 변호인 "학대 일부 인정…살인 혐의 부인"
집합·금지제한 장기화에 거리로 나선 자영업자들
'박원순 성추행 의혹' 法 첫 인정…고발 잇따라
  • 등록 2021-01-16 오전 8:44:00

    수정 2021-01-16 오전 8:44:00

이데일리 사건팀은 한 주 동안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 드리는 ‘사사건건’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대한민국 전체가 분노했습니다. 양부모에게 학대당한 뒤 생후 1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사망한 고(故) 정인(입양 전 본명)양을 지켜주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을 담은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는 ‘정인아 지켜줄게’로 이어졌습니다. ‘정인이 엄마·아빠’를 자처하는 이들은 추모를 넘어 행동에 나섰습니다. 첫 재판을 앞두고 법원 앞에는 근조 화환과 바람개비를 설치해 살인죄 적용을 촉구했습니다. 재판부에 진정서도 수만 통 보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도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정인양 사건 첫 공판 △방역기준 ‘형평성’ 문제 삼은 자영업자들 거리로 △법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인정 등입니다.

“팔 잡아 돌려 탈골 시킨 뒤 발로 밟아”…‘살인죄’ 혐의 추가

16개월 정인이를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종료된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시민들이 양모 장모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소 차량이 나오자 가로막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지난 13일은 정인이 사건 첫 재판이 있었습니다. 관심은 대단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은 방청권(51명) 추첨에 나섰는데 총 813명이 응모해 경쟁률은 15.9대 1에 달했습니다. 이례적으로 재판이 열리는 본 법정뿐만 아니라 중계 법정 두 곳을 운영했습니다.

첫 재판에서 주목할 점은 ‘살인죄’ 적용 여부였습니다. 지난달 8일 양모 장씨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 양부 안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당시 체중 9㎏이었던 정인이가 췌장이 절단돼 죽음에 이르렀는데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만 적용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살인죄와 아동학대치사죄는 양형 차이가 큽니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살인죄는 기본 10~16년입니다. 가중 요소가 부여되면 무기 이상의 중형도 선고할 수 있죠. 반면 아동학대치사는 기본 4~7년, 가중 6~10년으로 상대적으로 양형 기준이 낮습니다. 많은 시민이 분노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법의학자 3명 등에 재감정 결과를 받은 검찰은 이날 주범인 양모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습니다. 애초 적용했던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예비 공소사실로 바꾸고, 주된 공소사실로 살인 혐의를 넣은 겁니다.

“밥 안 먹는다고 격분해 팔을 잡아 돌려 탈골 시킨 뒤 발로 복부를 수차례 밟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 “계속된 학대로 몸 상태가 나빠진 16개월 아이에게 강한 충격을 가하면 사망할 것을 알면서도 폭행한 만큼 살인 의도 있었다” 이는 검찰이 살인 혐의를 추가해 변경한 공소장에 적시한 내용입니다.

이러한 의견을 토대로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신혁재)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기소된 지 36일 만의 일입니다. 살인죄 적용을 위해서는 범인이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명확한 의도가 있었고 사망에 이를 만한 위력을 가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앞으로 재판에서 ‘고의성’ 입증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정인이 사건’의 양부 안 모씨가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기일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이날 연녹색 수의 차림으로 재판장에 등장한 양모 장씨는 재판 내내 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땅바닥만 바라봤습니다. 일찌감치 법정에 나온 양부 안씨도 나란히 앉아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들은 첫 재판부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양모 장씨는 감정이 복받쳐 아이의 양팔을 흔들다 실수로 떨어뜨렸을 뿐, 고의를 가지고 한 건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부 안씨는 폭행 행위에 공모한 사실이 없고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반박했습니다.

신변보호를 요청한 양부 안씨는 재판 이후 회색 패딩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법정 경위의 호위를 받으며 법원을 빠져나갔습니다. 양부 안씨도 ‘공범’이라며, 살인죄를 적용해야한다는 취지의 국민청원은 현재 24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다음 달 17일로 잡힌 공판은 정인이의 사인을 검정한 법의학자와 이웃 주민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입니다.

거리두기 장기화에 지친 자영업자들 거리로…손해배상 소송 불사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집합금지업종 조정 발표 관련 3대 요구사항 발표 공동기자회견에서 실내체육시설 업종(헬스, 필라테스, 스크린골프, 당구, 볼링, 스크린골프) 관계자들과 코인노래방, 스터디 카페 업주들이 집합금지 해제, 영업손실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11일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했습니다.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에 일부 숨통이 트이게 됐습니다. 피해 계층을 선별해 집중 지원한다는 취지이지만, 사각지대 발생으로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여전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지난 11월 코로나 3차 대유행 시작으로 확진자세 증가에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2단계에 이어 지난달 8일부터는 2.5단계로 격상됐습니다. 애초 같은 달 28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이달 3일로 한 차례 연장된 뒤 오는 17일까지로 재연장된 상태입니다.

두 달에 가까운 영업금지·제한 속에 생계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불사하고 있습니다. PC방·헬스장·필라테스·카페·학원 등 업계에 공론화된 코로나19 관련 손해배상 소송 참여 인원만 해도 현재 1000여명에 달합니다.

정부는 16일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예고했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500명대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비롯한 현행 거리두기 단계는 연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영업이 금지됐던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은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법원 “박원순 성추행은 사실”…다른 재판서 혐의 인정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1부(재판장 조성필)는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서울시 전 공무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면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 피해자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의 피해 여성이기도 합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은 지난 7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된 상태인데 법원이 공식적으로 피해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피해자 측은 법적 판단을 받을 길이 막힌 상황에서 재판부의 이런 판단이 나온 것에 대해 반겼습니다. 반면 시민단체 적폐청산연대는 별건 재판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인정한 것은 ‘직권남용’이라며 재판부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14일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고소 예정 사실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성추행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외부에 유출해 명예를 훼손했는지 여부가 법률적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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