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지 않는 외국인…여행수지 적자 '사상 최대'

한은 1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서비스수지도 '사상 최대' 적자
경상수지, 48개월 만 최소 흑자
  • 등록 2018-03-06 오전 8:02:29

    수정 2018-03-06 오전 8:03:59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올해 1월 해외여행을 떠난 내국인이 역대 최대였던 반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행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6일 내놓은 2018년 1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1월 여행수지는 21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많은 적자다. 직전 최대 적자가 지난 2017년 7월(17억9000만달러)이었는데, 6개월 만에 이를 다시 깬 것이다.

이는 해외 출국자 수가 기조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 반면 국내 입국자 수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월 해외 출국자 수는 286만7000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22.4%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다. 이정용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과장은 “출국자 수 증가율은 최근 계속 두 자리수를 보이고 있다”며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나고 있어 해외여행이 자연스러워졌을 뿐 아니라 저가항공사가 생기고 온라인을 통한 호텔예약도 쉬워지는 등 접근성도 좋아졌다. 1월 원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해외여행을 늘리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입국자 수는 오히려 줄었다. 1월 입국자 수는 95만6000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21.7% 줄어든 수치다. 전달에 비해서도 15.7% 감소했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예상보다 회복되지 않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방어미사일)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말께 중국 당국이 한국행 단체관광을 일부 허용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생각보다 회복세가 약했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지난해 11월 말께만 해도 점차 중국인 관광객이 늘 것으로 예상됐는데, 다음달인 12월 다시 중국 당국이 한국행 관광을 재금지했다가 다시 허용하는 등 한국행 관광을 전면 허용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중국 내부에서 한국행 관광에 대한 홍보를 줄였고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저조했다”가 말했다.

여행수지가 역대급 부진하자 서비스수지도 사상 최대 적자였다. 1월 서비스수지는 44억9000만달러 적자였다. 직전 최대치였던 지난해(2017년) 12월 37억7000만달러 기록을 1개월 만에 깼다.

이전소득수지도 적자 폭이 가장 컸다. 1월 국내에서 해외로 송금된 ‘이전소득지급’이 23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기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월 당시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들이 해외 송금을 늘린 것으로 한은은 파악하고 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 송금하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상수지는 7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지난 2014년 1월(18억7000만달러) 이후 48개월 만에 최소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는 81억1000만달러 흑자로 전월(82억1000만달러)과 비슷했고 전년동기(77억3000만달러)보다는 늘었지만, 서비스수지 및 이전소득수지가 부진해서다.

한편 금융계정 순자산은 41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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