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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올해 4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4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3월 이후 62개월째 사상 최장 흑자 행진이다.
다만 그 흑자 폭은 12개월 만에 최소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큰 폭 증가하면서다. 4월 본원소득수지는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 등을 사고 팔아 벌어들인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를 말한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받은 임금, 투자소득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받은 임금, 투자소득의 차액이 본원소득수지인데, 이는 경상수지(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4월 본원소득수지 적자 ‘역대 최대’
한국은행이 5일 내놓은 4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4월 경상수지는 40억달러 흑자를 보였다.
이는 전월(57억5000만달러) 대비 흑자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4월(37억6000만달러) 이후 12개월 만에 최소 흑자 폭이기도 하다.
통상 4월은 계절적으로 배당이 몰리는 달이긴 하다. 국내 12월 결산법인이 대부분인 만큼 4월에 배당을 집중적으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해 배당이 유독 급증한 것은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정용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은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등 수익성이 좋아진 측면이 있다”면서 “외국인 보유주식이 늘고 있고 배당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4월 서비스수지도 23억8000만달러 적자였다. 전월(-32억7000만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15억3000만달러)과 비교해서는 그 폭이 커졌다.
주목되는 게 여행수지다. 4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12억4000만달러. 지난해 4월(-5억3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외국인의 국내투자, 14개월째 증가
다만 상품수지는 반도체 호조 등으로 개선되고 있다. 4월 흑자 폭은 119억3000만달러였는데, 이는 지난해 6월 128억3000만달러 흑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기계류·정밀기기, 전기·전자제품, 철강제품 등 주력 품목의 수출·입이 활발했다는 증거다.
4월 금융계정은 18억3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보였다.
이 중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8억2000만달러 증가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4억5000만달러 증가해,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 올랐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46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 국내투자는 19억달러 증가를 보였다.
이외에 4월 파생금융상품은 9억1000만달러 감소를 기록했다. 준비자산은 1억7000만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