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락앤락 70개국 수출 글로벌 진출 거점 베트남 동나이 공장

1년에 1억개 쏟아지는 락앤락 밀폐용기
"글로벌 주방 유통기업 브랜드으로 거듭날 것"
  • 등록 2016-08-18 오전 6:50:00

    수정 2016-08-18 오전 6:50:00

[동나이(베트남)=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1달에 840만개, 1년에 1억개’

락앤락(115390) 베트남 동나이 생산법인의 생산 능력이다. 베트남 공장에서 만드는 밀폐용기와 내열유리용기, 쿡웨어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락앤락이 만드는 제품의 절반 이상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베트남 생산법인은 베트남 내수 시장을 넘어 이미 락앤락의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생산품의 90%가 전 세계로...미래 전략 기지 베트남

베트남 호찌민 시내에서 동남쪽으로 약 70㎞ 거리의 동나이성(省) 연짝(Nhon Trach) 공단. 시내에서 약 1시간 남짓한 거리에 떨어진 이곳에 락앤락이 처음 터를 닦은 것은 2009년. 대지 면적 7만㎡에 건축 총 면적만도 4만㎡에 달하는 규모다. 임광빈 베트남 생산법인장은 “2008년 호찌민에 첫 직영점을 지은 직후 베트남을 소비 시장뿐 아니라 생산과 물류의 거점으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며 “베트남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인근 동남아 지역 수출 시 관세 혜택 등 복합적인 이점을 고려해 락앤락 역시 베트남을 중국을 이은 미래 전략 기지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9년 락앤락의 베트남 공장 완공 안팎으로 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졌고, 연짝공단에 입주한 외국계 투자 기업의 수는 90여개에 달한다. 락앤락도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광저우 등 중국 공장의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밀폐용기 공장에 이어 인근 붕따우성에 2011~2012년 기간 내열유리공장과 쿡웨어공장을 연이어 완공했다.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 베트남 내수에서 판매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7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베트남 공장에서 만든 밀폐용기가 팔리고 있는 것이다. 락앤락 매출의 34%는 베트남에서 만든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 현지 생산 공장에서 올리는 매출의 2배 규모다.

공장에 들어서자 92대에 달하는 사출 성형기에서 끊임없이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하루에만 30만개가 넘는 플라스틱 제품이 사출기를 통해 만들어져 36개 컨테이너 박스를 매일 가득 채운다. 연짝 생산공장에는 한국 주재원 9명과 현지 근로자 7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김용희 동나이 법인장은 “한국 주재원뿐 아니라 현지 직원들 모두 3조 2교대 형태로 24시간 공장을 돌리고 있다”며 “공장 가동률도 95~100% 수준으로 바삐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생산법인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에너지 비용이다. 임 법인장은 “전기료가 중국의 절반 수준이고 천연가스 역시 80% 수준”이라며 “풍부한 노동력과 원가 경쟁력, 세제 혜택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와 같은 생산설비와 원자재를 사용하는 만큼 제품 품질에서도 국내 생산품과 큰 차이가 없다. 베트남 최대 플라스틱 사출 공정을 보유한 만큼 직원의 숙련도 역시 여타 베트남 사출 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됐다고 락앤락 측은 전했다.

김준일 회장이 베트남 생산법인에 쏟는 관심도 남다르다. 한 달에 일주일가량은 베트남을 직접 찾아 생산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베트남 주재원들이 휴가 복귀 등으로 한국을 찾을 때 김 회장과 같은 비행기를 타는지를 먼저 확인할 정도다.

◇현지 성향 고려한 전용 제품으로 프리미임 브랜드 자리매김

락앤락은 베트남 생산공장의 강점을 필두로 베트남 내수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 진출 7년 만에 매출은 7배로 늘었다. 2009년 3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220억원까지 늘었다. 임 법인장은 “락앤락이 베트남에서 주방생활용품 명품 브랜드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하노이, 호찌민뿐만 아니라 다낭, 하이퐁, 껀터 등 2·3 선 도시까지 빠르게 유통한 것도 한몫했다”며 “베트남인들의 수요와 성향을 고려한 수납함과 물병 등 전용제품을 지속 출시·판매할 수 있었던 것도 생산공장과 함께 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진출 초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위상이다. 직영 매장의 수도 40여개로 늘었다.

임 법인장은 “진출 초기만 해도 브랜드 인지도가 전무하고 플라스틱 주방용품은 싸다는 인식이 강해 대형 쇼핑몰과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은 높은 산을 넘는 것과 같았다”며 “실제로 약 2개월간 매출 결과에 따라 직영매장 입점을 확정한다는 조건일 따라붙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락앤락은 앞으로 주방생활용품 제조·판매뿐 아니라 한국의 인기 브랜드 제품까지도 함께 취급할 계획이다. 백화점뿐 아니라 지방 소도시의 대형마트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임 법인장은 “락앤락은 앞으로 호찌민과 하노이에 집중된 영업망을 확장하고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대체하는 거대 소비시장이자 락앤락의 허브 생산기지로 자리 잡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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