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KDB대우증권은 올 여름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농산물 가격 급등은 물론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성장률 둔화도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13일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이상 기후의 방점을 찍을 엘리뇨 현상이 전망되고 있으며 특히 1997~98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엘니뇨는 적도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동남아와 인도, 호주 북동부에는 가뭄이 찾아온다. 또 페루나 브라질 등 남미에는 폭우와 홍수가 나타난다.
손 연구원은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코코아, 팜유, 천연고무, 커피 등 동남아 국가 공급비중이 높은 농산물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도네시아의 가뭄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에서 주로 생산하는 니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엘니뇨가 니켈 가격의 상승 흐름을 연장시키는 새로운 모멘텀”이며 “페루에서 홍수가 일어날 경우 아연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손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가뭄으로 인해 원자재 생산량이 감소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 인도 역시 엘니뇨로 인해 강수량이 급감하며 성장 촉진이 어려워 질 가능성이 높다. 손 연구원은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인도 경제는 카리프(Kharif) 시즌 수확량 감소, 농업둔화로 인한 성장률 감소,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한 금리 인하 시기 지연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로 인해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증시 상승세도 주춤해 질 수 있다는 평가다.
그는 “아울러 엘니뇨는 남미에 폭우를 불러일으키는 만큼, 기상이변으로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며 “고물가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경우 브라질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