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정민기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주택가격 하락의 심각성을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미국 주택가격이 얼마나 떨어지느냐에 따라 `위기의 제 2막(Second Act)`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글로벌 신용 경색이 `위기의 1막`이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발언이다.
그는 "신용경색은 지난 2~3주일간 어느 정도 완화됐지만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주택가격"이라며 "미국 집값이 예상 밖으로 크게 떨어진다면 위기의 제2막을 당기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린스펀은 지난 1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택 가격이 두 자릿 수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그린스펀 외에도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등이 잇따라 미국 집값 하락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집값 하락이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최대 경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비관론을 내놓기도 했다.
관련기사 ☞ 추락하는 美 집값 `날개가 없다`..후폭풍 우려 그린스펀 전 의장은 "현재의 서브프라임 위기는 공포가 가격을 결정하는 지배력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1987년의 주가 대폭락 `블랙먼데이` 사태와 닮았고, 극단적 형태의 유동성 불안이 조성됐다는 점에서는 1998년의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LTCM) 파산과 닮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