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침체(recession)` 우려를 들먹이며 `버냉키 풋`을 갈구하던 월가의 아우성을 잠재우고 나니 이제 `인플레이션`이다.
2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증언대에 오른 버냉키 의장은 집요한 추궁을 받았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함께 출석했지만 많은 질문이 버냉키 의장에게 집중됐다.
물론 이날 주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대책이었던 만큼 주택 시장 침체와 경제 전망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 주제는 인플레이션다.
버냉키는 딜레마의 놓여 있다. 금리를 올리자니 `경제 침체`가 걸리고 금리를 내리자니 `인플레이션`이 걸린다. 물론 둘 간의 함수 관계는 불변의 진리이지만 그린스펀 전 의장 재임 시절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렇게 높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그린스펀 전 의장은 `럭키 가이(lucky guy)`였던 셈이다.
밸류 뷰 골드 리포트의 네드 슈미트 편집장은 이날 외환 시장의 흐름과 관련 "연준이 모기지에 투자한 뱅커들을 구제해주면서 달러를 희생시켰다"고 촌평했다.
새로운 땅에 들어선 건 달러화만이 아니다. 유가는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84달러선에 육박했다. 금값도 27년래 최고치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지속중이다.
DTN의 다린 뉴솜 수석 애널리스트는 "원유와 금, 옥수수, 콩, 밀 등 주위의 모든 상품이 랠리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에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장담한 대로 당면한 딜레마를 현명하게 풀어나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