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9월 청약 가점제도가 도입될 경우 무주택기간이 짧고 가족 수가 많지 않으면 당첨에 불리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청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가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저조한 청약률을 기록, 대비를 이뤘다.
◇삼성건설 종암 2차 최고 735대1 경쟁률 =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성북구 종암동에 분양한 종암래미안2차는 17일 서울 1순위에서 최고 735대 1로 전 평형이 마감됐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실시된 무주택 우선경쟁에선 33.5평형이 28.3대 1, 33.6평형이 17.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서울 1순위 경쟁률은 33.5평형이 최고 경쟁률(735대 1)을 보였고 33.6평형 497대 1이었다. 25평형은 타입에 따라 3.7∼50.4대 1이었다. 43평형은 6.2대 1이었다.
종암래미안 2차는 정부의 1.11 대책 발표 이후 처음으로 청약 접수한 물량으로 정부 대책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반응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청약률에 관심이 높았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 일부에서 분양에 들어간 업체들은 이 같은 영향으로 저조한 청약률로 애를 먹었다. 그러나 청약가점제도의 9월 조기시행이 결정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9월부터 청약가점제가 도입됨에 따라 당첨확률이 떨어지는 20-30대 무주택자와 1가구 유주택자들이 비교적 분양가격이 저렴한 아파트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면서 청약 가점제도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
실제 이번 종암 래미안 2차에서 최고 경쟁률을 보인 33.5평형에 청약한 수요자 중 상당수는 주변에 전세를 살고 있는 30대 무주택자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측은 설명했다.
상한제 도입에 따른 분양가 인하 기대가 의외로 낮고, 전매기간이 늘어난다는 점도 청약률을 끌어올린 이유로 전문가들은 꼽고 있다.
◇고분양가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앞두고 저조 = 반면 국내 최고 분양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트자이는 1순위에서 대거 미달돼, 대비를 이뤘다.
이 아파트는 147가구에 대해 서울, 수도권 1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총 49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0.3대 1에 그쳤다.
특히 54.8평형은 56가구 모집에 서울, 수도권 1순위를 합해 17명, 62.8평형은 104가구 모집에 26명만 신청해 강남권 수요층이 두터운 50-60평형대가 상당수 미달됐다. 서초 아트자이는 분양가가 평당 3387만-3395만원으로 국내 최고 분양가이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청약가점제 시행으로 분양가격이 싼 아파트에는 수요가 몰려 분양 시장을 달구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며 "반면 고가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여파로 찬바람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