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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흑인 교회에서 ‘핑크선데이’ 예배를 드렸다. 핑크선데이 예배란 유방암에 걸려 살아남은 사람들을 기리는 날이다. 검은 정장과 핑크색 블라우스를 입은 해리스 부통령은 누가복음의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메시지를 주제로 연설을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 순간 우리나라 전역에서 분열을 심화하고, 혐오를 확산하며, 공포를 조장하고, 혼동을 일으키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순간 우리나라는 교차로에 있고 우리가 여기서 어디로 나아갈지는 미국인이자 신앙인인 우리에게 달려 있다”면서 미국이 혼동과 공포, 혐오의 나라가 될지, 자유와 연민, 정의의 나라가 될지를 유권자가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어머니가 유방암 연구자였다는 사실과 자신의 성장배경이 교회의 가르침이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성경에서 “스스로 말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말하고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의 권리를 수호하라고 요청하는 사랑의 신”에 대해 배웠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해리스 부통령의 60세 생일이었고, 예배 참석자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그는 존즈버러의 교회에서도 ‘행동하는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최근 100번째 생일을 맞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우편 투표를 한 사실을 거론하며 “그가 투표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이 다 투표할 수 있다”면서 “만약 여러분이 투표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곳에서는 가수 스티비 원더가 참석해 해리스 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른 뒤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과 달리 민주당에서는 최근 흑인 남성 남성 유권자에 대한 지지세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해리스 대선 캠프는 최근 흑인 신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투표소로 가는 영혼들’(souls to the polls)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이날 주요 승부처인 미시간주의 새기노에서 교회를 방문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월즈 주지사는 흑인들이 많이 참석한 회중 앞에서 “흑인 남성은 무너지지 않았다. 흑인 남성은 번창하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시스템을 공정하게 만든다면, 우리는 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우리를 좀 더 낫게 만들어줄 천사”라고 묘사했다. 월즈 주지사의 아내 그웬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예배에 참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24일 주요 승부처인 조지아주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처음으로 공동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이어서 26일에는 미시간주에서 미셸 오바마가 처음으로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유세 무대에 선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은 민주당 지지세력에서 아직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피츠버그와의 집회에서 2008년 대선 출마 당시보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흑인 남성들의 지지가 약해졌다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여성 대통령을 두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지목했다. 그는 “우리 삶의 여성들은 그동안 우리를 항상 지지해 왔다”며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시스템이 우리에게 불리할 때, 그들이 나서서 행진하고 시위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