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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주체인 철원군이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의 박물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에서 ‘부적정’ 통보를 받은 후 관리·운영 부담을 이유로 그 해 8월 사업을 중도 포기한 데 따른 것이다.
화살머리고지 기념관 사업은 1단계로 국비 20억원을 투입해 전시·추모공간인 현장기념관을 DMZ 내 소초(GP)에 조성하고 2단계로 국비 191억원을 들여 DMZ 밖에 도서관·기록관·박물관 복합공간인 평화기념관을 건립하는 내용으로 계획됐다.
1단계로 DMZ GP에 조성한 화살머리고지 현장기념관 사업은 2020년 1년짜리 사업으로 계획됐으나 DMZ 관할권을 행사하는 유엔군사령부의 진입 승인 절차 등으로 지연돼 작년 말에야 공사가 끝났다. 그러나 완공 후에도 도로 접근성과 DMZ 진입 승인 문제로 개관조차 못하고 있다.
DMZ 내 남북 임시출입소 건물 등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는 평화통일 문화공간 사업도 지난해 ‘적격’ 사업자가 없다는 이유로 기획 전시·행사를 열지 않아 예산 27억원의 74%인 20억2000만원이 불용됐다.
또한 남북 공동 프로젝트인 DMZ 세계평화공원 사업(2022년 예산 75억원)은 남북대화 단절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판문점 선언을 바탕으로 DMZ 평화지대화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북한의 대화 거부와 연쇄 도발, 정권 교체로 관련 사업은 추진 동력이 상실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올해 DMZ 평화적 이용 사업의 예산은 120억원으로 대폭 삭감됐으나 이 마저 상당액이 집행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가 대북 사업 관련 부서 등에 대한 추가 조직개편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앞서 DMZ 사업을 담당해온 ‘남북접경협력과’는 지난 4월 단행된 통일부 조직개편에서 폐지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사업 추진여건, 정책 환경에 대한 사전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더 꼼꼼하게 사업계획을 수립하라고 통일부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