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뛰자 은행 예·적금 8개월 만에 68조 몰렸다

한은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 영향
이달에만 5대은행 예·적금 7조 증가
예담대 활용해 '갈아타기' 방법도
  • 등록 2022-08-28 오전 11:10:10

    수정 2022-08-28 오후 9:02:08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에 계속 돈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리고,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은 부진하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되돌아오는 ‘역(逆)머니무브’ 흐름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인상한 지난 25일 서울의 한 은행 앞 대출 현수막.(사진=연합뉴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5일 현재 718조8970억원으로 7월 말보다 6조447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도 38조1167억원에서 38조7838억원으로 6671억원 증가했다. 이달 들어 25일 동안 5대 은행 정기 예·적금에만 7조1150억원이 새로 흘러든 셈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 약 8개월간 불어난 정기 예·적금 규모는 67조6442억원(690조366억원→757조6808억원)에 이른다. 반대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 예금은 이달에도 1조7062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도 이달 25일까지 1조2384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은 올해 1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가 확실시된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12조8546억원 줄었다.

이런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내 0.25~0.50%포인트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은이 사상 초유의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자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0.50∼0.90%포인트 올렸다. 지난 25일에도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 폭을 웃도는 최대 0.50%포인트까지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빠른 예·적금 금리 인상은 신규 가입자에게 유리하지만, 이미 정기 예·적금에 가입한 금융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혼란이 예상된다. 지금이라도 기존 예·적금을 해지하고 금리가 더 높은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나은지, 유지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만기까지 3개월이 남지 않았다면 다른 상품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기다리라고 권한다. 정기예금을 중도 해지할 경우 통상 납입 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기본금리(우대금리 제외)의 50∼80%만 적용하기 때문이다. 가입한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면 중도 해지하고 더 높은 금리의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편이 일반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예·적금 담보대출(예담대)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 대출의 금리는 통상 담보로 잡는 예·적금 금리에 1%포인트를 더해 산출된다. 지금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이자를 내고도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초 가입한 2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새로 고금리 예·적금에 가입하면 대출이자까지 계산해도 최소 1%포인트가량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8월 말부터 최근까지 기준금리가 2%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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