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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속도 조절론을 처음으로 촉발시킨 뒤 한동안 침묵하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의 가장 큰 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 다시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설마 설마했던 파월 의장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현실화하자 주가는 하락하고 단기금리는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렸다. “연준이 맞서지 말라(Don‘t fight the Fed)”는 증시 격언을 재차 새겨야 할 상황이 됐다.
한 주 내내 시장을 긴장시켰던 잭슨홀 미팅 연설에 나선 파월 의장은 1970년대의 초(超)인플레이션 상황까지 소환하면서 “경제에 일부 고통을 초래하더라도 정책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고 했다. 이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 단 번에 75bp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내년 상반기로 점쳐졌던 금리 인하 기대도 늦춰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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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은 역대 가장 짧은 8분 정도의 연설에서 무려 45차례나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도구를 강력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더 높은 금리, 더 느린 성장, 덜 빡빡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을 끌어 내리겠지만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을 줄 것”이라면서도 “이것들은 불행한 비용들이지만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훨씬 더 큰 고통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달라진 정책금리 전망이 주식시장 상승랠리에 급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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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왑 수석 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주식시장 참가자들에게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하면서 “연준이 내년 초까지 추가로 금리를 더 올린 뒤엔 인상 사이클을 끝내고 정책을 선회할 것이라 예상한 시장 전망을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실제 간밤 뉴욕 증시는 예상했던 파월 의장의 매파 발언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2%, 나스닥지수가 2.7% 하락하는 등 비교적 큰 충격을 받았다.
손더스 투자전략가도 “연준이 정책금리를 더 인상하고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다면 증시 지형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특히 미래 이익 전망에 기초해 주가 프리미엄을 받는 테크주(株)에게 더 불리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경고했다. 또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위축된 투자심리가 시장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 이후엔 기업 이익 하향 압박이 시장을 억누를 수 있다”고 봤다.
데이비드 페이지 AXA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거시경제 리서치 대표도 “확실히 파월 의장은 자신의 연설 이후에 주식시장이 상승랠리를 펼치는 일이 없도록 신경 썼던 것 같다”고 해석하면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이 기대했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시장에 차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