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비사이드IT]소문만 무성한 애플 폴더블폰, 이번엔 나올까

삼성·화웨이 폴더블폰 경쟁 치열한데 애플은 뒷짐
몇년간 "내년엔 나온다" 소문만…특허는 꾸준히 출원
시장성·완성도·혁신 측면에서 고민 많아
  • 등록 2020-06-27 오전 9:31:52

    수정 2020-06-27 오전 9:31:52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시된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폰. (사진= 각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정신 없이 올해가 절반이나 지나고 어느덧 하반기를 바라보는 시점이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달 들어선 유난히 하반기에 공개될 삼성,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신제품 관련 소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애플의 폴더블폰(접히는 스마트폰)에 대한 것인데요. 애플은 현재 글로벌 ‘톱3’ 중에 유일하게 폴더블폰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샤오미도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삼성과 화웨이가 마침내 폴더블폰 신작을 출시한 지난해부터는 애플도 ‘내년에는 폴더블폰을 낼 것이다’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년이 된 올해가 된 시점에서 나오는 이야기도 ‘내년에는 나올 것 같다’ 입니다. 애플은 과연 스마트폰을 접을 생각이 있는 걸까요.

특허 등을 기반으로 한 애플의 폴더블폰 랜더링(가상) 이미지. (사진= 레츠고디지털)


애플 폴더블폰, 아직 전망보다는 추측에 가까워

일단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두루 들어보면 현재 시점에서 애플은 폴더블폰에 큰 의욕이 없어 보입니다. 애플측에서도 중요한 행사에서 기기의 형태(폼팩터)와 관련한 ‘혁신’을 언급하지 않고 있고 폴더블폰에 대한 질문에는 매번 ‘관심 없음’에 가까운 답변이 돌아옵니다.

매번 나오는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 관련 루머만 봐도 그렇습니다. 보통 신제품에 대한 믿을만한 소문들은 본사 인력,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생산기지), 통신 등 관련 인증 등을 기반으로 나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신제품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검토와 시험을 거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유출이 일어나는 것인데요.

애플의 폴더블폰 관련해서는 아직 전망보다는 추측이나 기대감에 가깝습니다. 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가 출원되면서 ‘애플도 준비 중일 것이다’라는 식입니다.

물론 특허는 향후 제품에 적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내는 것이기는 합니다만, 꼭 제품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관련 질문에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회사들은 모든 것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혹시 모를 미래에 대비해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기술 관련 특허는 일단 취득해 놓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미 2015년 정보부터 애플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특허를 꾸준히 출원하고 있기는 합니다.

애플이 출원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 (사진= 미국특허청 홈페이지 캡처)


애플이 폴더블폰을 적극 검토하지 않는 3가지 이유

애플이 폴더블폰에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하드웨어 폼팩터에 대한 애플의 철학 △자사 제품인 아이패드와의 카니발라이제이션(시장잠식효과) 우려 △폴더블폰 시장에 대한 확신 내지는 필요성의 부재 입니다.

우선 구체적인 이유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애플의 태블릿 제품인 아이패드는 태블릿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위인 삼성전자 점유율의 2배에 달하는 시장 장악력을 보여주고 있지요. 스마트폰의 대형화로 태블릿 시장이 많이 위축되긴 했지만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아이폰의 7분의 1 정도를 기록하고 있는 주요 제품군입니다. 대(大)화면 폴더블폰을 낼 경우 아이패드와의 시장잠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은 폴더블폰 시장이 아직 개화 전이라는 점입니다. 지난해 삼성과 화웨이의 첫 제품 출시로 본격 상용화에 들어가긴 했지만 폴더블폰은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을 정도로 초기 시장입니다. 올해만 해도 시장규모를 500만대에서 많게는 1000만대 수준까지 전망했으나,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미엄 전문’ 애플로서는 굳이 폴더블폰으로 포트폴리오의 상단을 채워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은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다소 뜬구름 잡는 이야기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요. 애플의 철학, 가장 강조하는 ‘사용자 경험’을 측면입니다. 과연 폴더블폰이 사용자에게 유효한 형태인가, 아이폰 사용자들은 폴더블폰을 원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특히 어차피 삼성과 화웨이에 비해 늦은 상황에서 ‘역시 애플이 하면 뭔가 다르다’라는 식의 한방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단 지적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애플 생산라인이 있는 중화권 협력업체들에서 애플이 내년에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화면 주름이 없고, 바깥으로도 접히는 형태의 상하로 접히는 폴더블폰이 나올 것이란 추측입니다,

(자료= OMEDIA, 유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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