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돋보기]에어컨 없는 아파트 경비실 해결 방안은?

  • 등록 2019-06-22 오전 10:27:23

    수정 2019-06-22 오전 10:27:23

서울시가 제작한 아파트 경비실 냉난방기 설치 권유 포스터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우리나라 주택 중 75%는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처럼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 형태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공동주택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거나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꼭 알아둬야 할 상식은 물론 구조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 효율적인 관리방법 등을 매 주말 연재를 통해 살펴본다.

지난 5월 서울 시내 아파트의 경비실 실태에 대한 첫 전수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사는 서울시 의무관리대상단지(150가구 이상)와 SH공사 임대주택 단지 등 총 2187단지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유효 응답률은 80%(1752단지)였습니다. 조사결과 서울 지역 아파트 경비실의 냉·난방기 설치율은 64%에 그쳤습니다.(총 8763실 중 5569실 설치) 경비실 10곳 중 4곳의 경비원은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에어컨 없이 보낸 셈입니다.

자치구별로 보면 성북·종로·동대문·은평·강동·서대문·강남·중구·성동·마포 10개 자치구가 설치율과 유효응답률 모두에서 평균값 이상을 나타내며 최상위 그룹을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구로·도봉·양천·관악·송파·노원 6개 자치구는 설치율 또는 유효응답률이 50% 이하를 보이며 하위그룹에 속했습니다.

서울시가 아파트 경비실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 이유는 지난해 여름 사상 최악의 무더위를 겪으면서 폭염을 안전과 생존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민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폭염에 취약한 고령자 비율이 높은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노동환경과 인권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정확한 실태 파악을 통해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실시했습니다.

경비실 냉·난방기 미설치 사유를 묻는 말에는 ‘주민 및 동대표 반대’라고 응답한 비율이 54%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예산 부족 및 장소 협소’(31%), ‘에너지 절약, 재건축 준비 중 등 기타’(16%)가 뒤를 이었습니다.

주민과 동대표들이 반대하는 이유로는 에어컨 운용에 전기료 발생과 이에 따른 관리비 증가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와 자치구는 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비용 및 가동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는 ‘공동주택관리 지원사업’ 및 ‘태양광 미니발전소 무상 설치 지원사업’을 통해 아파트가 경비실 에어컨을 설치하는 경우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경비실 에어컨 설치가 관건입니다. 정작 아파트 경비실의 에어컨 설치는 입주민 자율 결정 사항으로 서울시 등 행정기관의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입주민들의 협조가 적극적으로 필요합니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폭염에 시달리다 보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에어컨 설치로 폭염에서도 충분히 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노동의 질이 향상되고 입주민에 대한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모쪼록 아파트 입주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일하시는 경비원들의 근로환경 개선에 아파트 입주민께서 먼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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