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미얀마는 아시아 마지막 원석…포스코가 선점한다"

포스코 철강사업 비롯 포스코대우·건설 전방위 진출
열악한 인프라에도 '성장 가능성' 주목 시장선점 나서
  • 등록 2017-11-26 오전 10:56:25

    수정 2017-11-26 오전 10:58:39

미얀마포스코(MPSC) 공장 전경.포스코 제공
[양곤(미얀마)=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세계은행이 매년 각국의 사업환경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두잉 비즈니스(Doing Business)’에서 189개국 중 167위,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발표하는 글로벌경쟁력지수 인프라부문에서 140개국 중 134위,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지수에서 167개국 중 147위. 아시아 최빈민국 중 하나로 꼽히는 미얀마의 현실을 가리키는 수치들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아시아의 마지막 원석’이라 부르며 전방위적으로 미얀마를 공략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997년 미얀마포스코(MPSC)을 설립하고 현지 아연도금강판 시장 선점에 나섰으며, 이어 2013년에는 미얀마포스코강판(MPCC)를 설립해 입지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더해 계열사인 포스코대우(047050), 포스코(005490)건설 등이 현지에서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 딛고 한걸음 내딘 미얀마포스코 공장

지난 8일 미얀마 양곤 시내를 벗어나 매우 불량한 도로 상태로 40㎞ 정도를 달려가 핀마빈공단에 도착하니 우리나라의 해방직후에나 볼 법한 판잣집들 사이로 현대식 공장과 함께 낯익은 포스코 로고를 눈에 들어왔다. 포스코의 현지 진출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MPSC와 MPCC 공장이다.

실제로 마주한 MPSC와 MPCC 공장의 규모는 아주 영세한 수준이었다. MPSC는 약 4800평, MPCC는 약 6000평 수준으로 단 한눈에 공장 설비를 둘러볼 정도의 작은 규모로 자리해있었다. 연간 생산량 역시 MPSC는 아연도금강판(GI) 2만t, MPCC는 칼라강판 5만t 규모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 두 회사의 합산 매출액은 3940만달러(한화 약 428억원), 영업이익은 410만달러(약 45억원) 수준이다.

작업환경은 그리 녹록치는 않아보였다. MPSC 공장 안을 들어서자 아연도금강판(GI)를 뽑아내는 단 한개 라인이 자리해있었다. 직원들은 수작업을 통해 일일히 불량 상태를 검사하거나 동그랗게 말아 포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고, 다른 한켠에서는 강판 시트를 지붕재에 적합하도록 지그재그로 접는 포밍작업 역시 수작업으로 진행 중이었다. 칼라강판을 생산하고 있는 MPCC의 상황 역시 똑같은 풍경이 연출됐다.

현장 관계자는 “한달에도 세, 네차례 정전 때문에 공장이 멈추는 일이 빈번한데다 도로와 항만 등 물류경쟁력이 열악해 두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내수 판매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국의 값싼 철강재가 대규모로 수입되고 있어 포스코는 고부가 전략을 통해 미얀마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노력은 성과를 내고있다. 2008년 MPSC는 아연도금강판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으며 2011년 매출 2773만달러로 미얀마 진출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미얀마 진출 외국 제조업체 중 납세 1위로 우수납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MPSC는 가동 2년만인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시장점유율 20%를 넘어섰다.

미얀마포스코 공장에서 미얀마 현지 지붕재로 많이 사용되는 함석지붕을 가공 중에 있다.포스코 제공
미얀마는 포스트베트남 “미래 핵심 아성(牙城)될 것”

포스코가 MPSC와 MPCC를 통해 그리는 가치는 더욱 크다. 현장에서 만난 고금만 미얀마포스코 법인장은 “미얀마에 진출한 계기는 향후 경제성장성을 감안해 먼저 포스코의 입지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미얀마가 경제 발전을 거듭할수록 포스코의 아성 역시 확고해진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얀마는 베트남과 비슷한 빠른 성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인도에 접경한 요충지 ‘인도차이나’에 위치해 있는 데다, 국토면적은 우리나라의 약 7배에 달하며 삼림면적이 전국토의 57%에 달하는 약 39만㎢로 티크 목재와 광물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다. 오히려 늦어진 산업화는 높은 성장잠재력으로 평가받는다. 베트남의 경우 최근 10년간 연평균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미얀마는 2020년까지 이를 뛰어넘는 연간 평균 10.8%의 성장률을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이미 베트남에서 시장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포스코는 1990년 베트남에 진출해 2006년 베트남 법인을 세웠고 2009년 베트남 붕따우 성에 연간 120만t 규모 냉연공장을 설립했다. 현재 해당 공장은 동남아 뿐 아니라 미국 수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할 정도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상황이다.

미얀마포스코강판(MPCC) 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제품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포스코 제공
사업확대 속도내는 포스코대우…포스코건설 서포트

포스코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대우와 포스코건설 역시 미얀마를 주목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양곤 시내에 들어서면 미얀마의 상징이자 자부심인 ‘쉐다곤 파고다’가 눈에 들어온다. 높이만 99m에 이르는 거대한 불탑으로 미얀마 정부는 현지 건물을 모두 이보다 낮게 짓도록 제한하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시공사 포스코건설, 호텔운영사 롯데호텔, 재무적 투자자 미래에셋대우와 4년간 호텔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난 9월1일 쉐다곤 파고다보다 단 30㎝ 낮은 ‘롯데호텔양곤’을 건설해 운영에 돌입하며 미얀마 국민들 뿐 아니라 현지를 찾는 외국인들의 눈길을 끌어모았다.

앞서 포스코대우는 1985년 미얀마 철도사업에 뛰어든 이후 약 30년 동안 철강, 플랜트, 중장비, 비철, 화학, 곡물 등의 다양한 트레이딩 비즈니스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가스전, 미곡종합처리장, 발전사업에 이어 호텔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13년 포스코대우의 롯데호텔양곤 건설사업으로 미얀마에 처음 발을 들인 이후 지난 8월 양곤시개발위원회(YCDC)가 발주한 ‘미얀마 양곤 상수도 개선사업’을 수주하며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열고 있다.

포스코대우 호텔사업의 핵심 ‘롯데호텔양곤’ 전경.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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