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7개월 가량 이어졌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상황이 마무리됐다. 국내 경제와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 메르스는 주식시장에서도 테마주 열풍을 몰고 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치료제 개발이 기대되는 백신업체나 예방할 수 있는 마스크 제조업체 등은 주가가 급등한 반면 소비 위축 우려에 따른 항공·여행·화장품주 등은 악재로 작용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자정을 기점으로 메르스 상황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는 마지막 메르스 감염 상태였던 80번 환자가 숨진 뒤 28일 후다. 감염 환자가 0명이 된 뒤 해당 바이러스 최장 잠복기의 2배가 지난 시점을 감염 종료 상태라고 판단하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적인 기준에 따른 것이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는 14일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메르스 확진이 난 것은 5월 20일이다. 카타르를 거쳐 인천공항에 입국한 한 남성이 첫 확진자다. 6월 1일까지 격리 대상자가 682명으로 급증하면서 전국이 ‘메르스 정국’에 휩싸였다. 이틀 후인 3일에는 확진자가 30명, 15일에는 150명, 25일 180명으로 늘었다. 이후 218일간 국내 메르스 상황은 계속됐다.
메르스 수혜주들이 확산 당시 반짝 급등세를 보였다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련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더 오래갔다. 항공업종은 한국을 찾는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수가 줄어들면서 2~3분기 실적 부진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나타냈다. 대한항공(003490) 주가는 5월 한달 11.68% 떨어진데 이어 7월에도 13% 이상이 내렸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경우 5월부터 8월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이 기간 34% 가량 주가가 내렸다.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는 5월 한달 동안 3.92%, 8.62% 각각 내리는 등 여행업종도 타격을 받았다.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이 활발한 에이블씨엔씨도 같은 기간 22.96% 급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메르스를 비롯해 미국 금리 인상 등 여러 변수가 국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며 “내년 여행·항공 등 관련 업체들의 실적은 정상 궤도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 관련기사 ◀
☞ 에이티젠, 메르스 백신 항원 발굴 생산 및 시스템 개발 중
☞ 방역당국 "메르스 상황종료" 선언 (속보)
☞ 메르스 23일 자정 공식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