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포커스] 놀란 세입자 매매로 돌아섰는데…전셋값 왜 안떨어지지?

강남발재건축이주, 학군 영향
전세→매매·월세로 연쇄이동
거래량·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 등록 2015-03-07 오전 9:15:33

    수정 2015-03-07 오전 9:15:33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주택 거래량이 매달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셋값 급등에 놀란 세입자가 월세보다 매매가 낫다고 판단해 내집마련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지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100만건을 넘어 섰습니다. 2006년 이래 최다 규모입니다. 올 들어서도 1월 7만9320건으로 월별 거래량으로는 최다치를 기록했습니다.

솔직히 저금리기조 장기화로 대출이자가 2~3%대로 저렴한 상황이라 6%이상을 줘야하는 월세보다 매매의 주거비 부담이 적은 게 사실이니까요. 취득세나 재산세를 내야 하지만 장기로 따져봤을 때는 오히려 비용지출이 적으니까요. 또 세입자로선 이참에 이사를 안가고 내집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심리적 안정감도 무시할 수 없죠. 앞으로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더라도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기대심리도 전세의 매매전환을 유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마저도 경제적 형편상 또는 여러 상황상 힘든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옮겨 안고 있는데요, 반전세도 늘어나면서 1월에는 변동률이 하락에서 보합세로 바뀌었습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올해 월세 수요 증가로 하락세가 보합 내지 소폭 상승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처럼 전세수요자들이 매매나 월세로 돌아서는데도 전셋값은 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걸까요? 여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 증가 때문입니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 아파트 입주민(조합원)들이 인근 지역으로 이주를 하기 시작하면서 인근 전셋집은 동이 났습니다. 이주비라는 여윳돈이 있는 입주민들이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안그래도 비싼 강남지역 전셋값을 더 올린 겁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난한 재건축 아파트 세입자들은 타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도미노처럼 전셋값 동반상승 현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봄학기 개학을 앞둔 학군수요 증가, 미리 전셋집을 구해 두려는 신혼부부 수요가 1~3월 집중된 것도 전세수요 증가의 원인입니다.

이처럼 실수요자들이 전세에서 매매나 월세로 한꺼번에 이동하면서 전체적으로 거래가 동시에 이뤄진 것입니다. 집이 팔리면 그 집에 살던 세입자들은 다른 집을 구해 이사를 가야 합니다. 전세로 살던 사람이 다른 집을 사거나 다른 월셋집으로 이사할 경우라도 몇집이 한꺼번에 거래시장에 뛰어드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죠.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이를 연쇄이동 현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 위원은 “전셋값 상승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면서 연쇄이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동수요가 많은 4월까지는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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