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 여준영 프레인 대표..'다르게' 사는 PR의 달인

캐릭터·외식·매니지먼트 사업도 대박..조만간 영화 제작
사업 잘된 후 물어 뭐하나..지금, 왜 하는지 들여다봐야
  • 등록 2013-10-30 오전 8:39:56

    수정 2013-10-30 오전 8:50:11

“2030 고민·관심사가 뭔지 늘 살피죠.” 여준영 프레인 대표는 PR 컨설턴트는 특정 세대 라이프스타일 이해는 필수라고 말한다.(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꼭 웃어야 하나요? 카메라 앞에 앉자마자 한마디 건넨다. ”전 인터뷰 사진마다 웃는 사진만 나오는 이유가 궁금하던데, 다른 표정은 안될까요?“ 발상 전환을 즐기는 그의 성격이 묻어난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앞서 고민한다.

여준영 대표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은 그가 어떻게 발상을 하는지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저곳 프라 모델이 널려 있다. 그는 디자인을 좋아한다. 대형 TV 앞에 DVD가 놓여 있다. 그는 영화를 좋아한다. 책장 한쪽에는 온갖 종이뭉치가 쌓여 있다. 그는 책보다 짧은 글 모음을 즐긴다. 한 쪽 벽면에는 뭔가 적은 포스트잇 수 십장이 널브러져 있다. 그는 글쓰기에 능숙하다.

”남들이 다 하는 일은 다르게, 남들이 안 하는 일은 새롭게 한다고 생각해요. ‘누가 하면 다르다’, 이런 게 좋잖아요. 똑같이 할 필요는 없는 거죠. 사무실에서 고민하는 것도, 어떻게 할까 이런 게 많아요.“

여준영 대표의 업무 스타일은 마치 산책하는 것 같다. 어느 곳을 향하더라도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은 아니다. 예쁜 꽃을 만나면 잠시 감상도 하다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천천히 어느 곳을 향해 걷는다. ‘PR’과 ‘Brain’을 조합해 PR 그룹 ‘프레인(Prain)’을 창업했을 때도 성공을 위해 달리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르게 남보다 뛰어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는 자신의 고민을 ‘헌트(Hunt)’라는 제목의 블로그에 몇 해 동안 남기고 있고, 그 안에 담긴 글들은 많은 이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준비~ 시작! 전 이런 스타일은 아니예요. 어떤 일을 할 때면 생각하다가 사람을 만나다 토론을 하다, 시간을 두고 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일과 생활이 섞여버리고 말았어요. 거의 매시간 일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여준영 대표는 PR 컨설턴트 분야에서 유명인이다. 2000년 중고 컴퓨터와 직원 2명으로 시작해 불과 5년 만에 국내 업계 1위에 올라섰고, 현재는 수백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 60위 권(홈즈리포트 기준)로 키워냈다. 현재 PR 그룹 프레인을 시작으로 디지털에이전시 마커스, PR전문사 트레이, 컨설팅기업 PCG, PR연구소 프레인앤리 등을 이끌고 있다.

여준영 대표는 ‘스스로 보호하는 힘’을 가질 때 인생의 성공이 이뤄진다고 평했다. 한 가족의 가장인만큼 가족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하고, 한 기업체의 수장인만큼 직원의 생활까지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사회구성원으로서는 다른 이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줄어들 수록 성공, 다시 말해 실패하지 않은 삶이다. 성공의 비결에 대한 답변도 명쾌하다. 사업이 잘된 후에 성공의 비결을 말하는 게 뜬구름 잡는 식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어떤 일을 지금, 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데서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20대 때는 동료 직원보다 10만원 더 받는 샐러리맨이되겠다는 목표로 일했어요. 30대에 창업을 했을 때는 회사 동료들이 잘되는 게 목표였고요. 구체적인 목표를 갖는 삶이 중요한 것 같아요.“

여준영 대표는 PR그룹을 이끄는 기업인만큼 감각 유지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2030 세대’의 고민이 무엇이고 관심사가 무엇인지 내내 살펴본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많은 이의 공감을 받는 이유도, 젊은이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PR를 하는 사람이 특정 세대의 마인드, 라이프스타일 등을 이해하지 못하면 PR 컨설턴트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

”거의 몇 해 동안 일만 해온 거 같아요. 해외에 가더라도 여행이 아니라 결국 일 때문이었거든요. 낮에 일할 때도 있고, 밤에만 일할 때도 있어요. 페이스북 친구들이 한밤중에도 사람들을 만나니 언제 잠을 자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잠을 나눠서 자서 그렇지 웬만한 분들만큼 자는 것 같아요.“

여준영 대표는 프레인의 업무를 크게 둘로 나눠 PR 분야외에 신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티스트집단 스티키몬스터랩과 가구회사 매터앤드매터에 투자한 데 이어 프레인 안에 외식사업부 퓨어아레나, 영화 ‘50/50’, ‘잉투기’ 등을 론칭한 프레인무비, 류승룡 김무열 문정희 오상진 문지애 등 10여 명의 스타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프레인TPC 등에 전념하고 있다.

”제가 요즘 하는 일은 결국 PR그룹인 프레인에 도움이 되거나 도움이 될 수 있는 분야예요. 셀러브러티와 협업을 위해 매니지먼트 분야를 하게 됐고, 홍보전문가가 많이 있으니 좋은 영화가 더 많은 관객과 만나도록 영화 분야에 뛰어들게 됐죠.“

프레인무비가 선보이는 ‘잉투기’는 실제로 개최됐던 아마추어 격투기 대회의 이름으로 ‘잉여라 불리는 키보드 파이터들의 세상을 향한 격투기 도전’이라는 의미와 ‘ING+투기, 우리는 싸우고 있다’는 의미로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싸우는 청춘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여준영 대표는 내년 콘텐츠 사업에 속도를 낸다. ‘블루재스민’ ‘잉투기’ 개봉에 이어 11월말 영화 ‘머드’를 시장에 선보인다. 조만간 ‘이끼’ ‘은교’ 등을 만든 정지우 감독과 손을 잡고 영화 제작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그의 업무 스타일답게 규모의 영화는 아니다. 마음에 깊은 공명을 남기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다.

”요즘에도 제주도에 자주 다니는데, 뭐 하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제가 그렇다고 흑돼지나 먹으러 다니는 것은 아니에요. 사무실에서 몇 달 동안 밤마다 영화만 보니 ‘저 사람이 뭐하나’ 그랬었죠. 그 결과가 몇 해 만에 영화 분야로 꽃을 피웠죠. 아마 1, 2년 안에 제주도와 연관된 또 하나 재밌는 일이 만들어질 거예요.“

◇ 여준영 대표는…

서울 출신으로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코오롱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했고, 1999년에서 2000년까지 홍익인터넷 CMO로 전직했다. 2000년 PR 기업인 프레인을 창업했고, 현재 다섯 개의 PR 관련 기업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콘텐츠에 관심을 쏟으면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도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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