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태호기자] 미국의 구글이 급성장과 함께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해커들이나 내부 직원들이 개인정보 판매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AP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이메일과 블로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구글은 디지털 도서관이 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넷 속도를 개선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별도의 유료 서비스 개발도 진행 중이다.
전자개인정보센터(EPIC)의 크리스 후프내글 법률고문은 "하나의 그릇에 담긴 엄청난 정보"라면서 "구글은 인터넷을 통한 사생활 침해의 커다란 위험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사생활 침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이들은 범죄자들이 직원들의 도움을 받거나 해킹을 통해 개인 정보를 돈벌이에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들은 첨단 안보 시스템과 상관 없이 개인들이 얼마나 높은 사생활 침해 위협에 노출돼 있는 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구글이 개인정보를 모을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메일서비스 `G메일`의 특징이 이메일 메시지를 "영원히"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인 만큼 구글은 막대한 규모의 `사적인` 메일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또 도서관 서적들을 검색하는 서비스는 때때로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로그인을 요구한다. 사용자가 찾아보는 책들을 모두 기록에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구글이 테스트 중인 인터넷 속도 개선 프로그램은 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서버에 어떤 요청을 하고 어떤 사이트를 둘러보는 지를 모두 추적할 수 있다. 이밖에 사진 공유와 메신저 프로그램은 사용자의 디스크 드라이브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비평가들은 구글의 유료 서비스에 개인정보 판매가 포함될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같은 정보 유출이 법적 제재 없이 아무도 모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뉴스레터인 서치 엔진 워치(SEW)의 대니 설리반 편집인은 "구글이 잘못된 길로 가더라도 제재할 만한 마땅한 법이 없다는 데 모두들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눈치다. 뉴욕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앤 루빈(20)은 구글의 G메일과 블로그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생활 침해 우려보다도 서비스의 질이 우선한다고 말했다.
루빈은 "일종의 흥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구글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나 역시 인터넷에서 하는 일들이 전적으로 사적일 수 없다는 가정 하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