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스카이랩스 지분 완전 매각...투자금 회수, 숨겨진 배경은

  • 등록 2024-08-26 오전 8:20:17

    수정 2024-08-26 오후 1:32:47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종근당(185750)이 스마트링 제조기업 스카이랩스에 투자한 지분을 완전히 매각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스카이랩스는 종근당과 계약했던 심장 모니터링 스마트링 제품을 단종하고 작년 9월부터 혈압 측정 스마트링 ‘카프비피’로 대웅제약과 병의원 유통을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카트비피 프로’라는 제품을 다시 재출시하며 의문점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상했단 매출 계획도 딜레이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1분기 스카이랩스에 투자한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 스카이랩스는 종근당의 관계사 명단에서 빠지게 됐다. 한 때 지분을 12%까지 늘리고 신제품 지원까지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완전히 관계를 정리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현재 단종된 상태다.

이 같은 결정에 헬스케어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스카이랩스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 시 지분 차익만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랩스의 심장 모니터링 스마트링 판매 부진과 품질 이슈가 양사 관계 정리의 도화선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랩스 사정을 잘 아는 내부 관계자는 “종근당 납품 제품에 불량이 생겼다 반품했다는 것은 펙트”라며 “어렵게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았고 보험급여로 등재가 됐던 제품을 한순간 단종하는 것에 의아한 시선이 많았다”고 말했다.

스카이랩스, 카트원 단종 왜

2015년 9월 출범한 스카이랩스는 심장 모니터링 스마트링인 ‘카트원(CART-I)’을 개발해 2020년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2등급 품목허가를 받았다.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고만 있으면 24시간 365일 내내 심방세동을 측정해주는 제품이다. 이는 국내 최초 스마트링 의료기기가 승인받은 사례였다.

종근당이 이 제품의 독점판매권을 따낸 건 3년 전이다. 한때 종근당은 스카이랩스의 지분 12.25%까지 투자를 확대하며 기술 연구 기반과 신제품 개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종근당이 지분 투자를 통해 스카이랩스를 관계사로 편입하며 얻은 건 카트원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권, 일본, 중국, 인도, 중동지역에 대한 해외수출 우선협상권 등이었다.

종근당은 스카이랩스 제품을 자사 온라인 공식 쇼핑몰 등에서 전방위로 판매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랩스 스마트링 카트비피 (사진=스카이랩스)
이에 종근당은 작년 하반기 ‘카트원 플러스’의 판매를 중단했고 지분을 줄여나갔다. ‘판매 부진’과 ‘일부 물량의 반품’이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스카이랩스의 종근당 공급 물량에서 일부 품목의 반품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제품 가격이 (47만원으로) 높은 수준이었고 이런 이유로 초기 판매가 잘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매출 또한 좋지 않았다. 스카이랩스의 매출 추이를 보면 2021년 2021년 1억2400만원, 2022년 4억8000억원, 2023년 5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가 당사 인터뷰에서 제시한 올해 매출 목표인 180억원에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품질 이슈가 있었냐는 질의에 대해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혈압계를 새로 출시하는데 있어서 그걸 가장 잘 팔 수 있는 파트너로 종근당 포함 여러 제약사와 논의를 했었고 그중에서 제일 잘 팔 거라고 생각되는 데가 대웅제약이었기 때문에 그쪽과 계약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과 제품 판매 실적에 업계 ‘촉각’

종근당과 제품 계약을 해지한 스카이랩스는 심장 모니터링 스마트링 제품 ‘카트원 플러스’를 단종하고 대웅제약과 혈압 모니터링 스마트링 제품인 ‘카트 BP’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카트 BP는 사용이 간편하면서도 24시간 연속 모니터링이 가능해 수면 방해 없이 정확한 야간 혈압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 또한 판매 절차가 예상보다 늦어진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스카이랩스는 이미 작년 10월부터 전국 병의원을 대상으로 유통을 시작했다. 하지만 심평원 급여 등재가 한번 딜레이되면서 실제 계약 물량(약 1만 대)을 일정 내에 판매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6월 스카이랩스가 심평원에 이의신청을 통해 급여 등재에 성공하며 8월부터 재판매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스카이랩스는 다시 반지형 혈압계 카트 비피 프로‘CART BP pro’로 제품을 다시 출시했다.

이병환 대표는 “작년에 초도 물량을 한 번 풀었다. 그래서 일부 병원에서 벌써 쓰고 있지만 지난달에 보험 수가가 되어서 다시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링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갈무리)
전작처럼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 매출 성과가 중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본격적으로 대웅제약이 판매에 들어간 상황에서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년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목표도 늦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링을 출시했고 애플도 스마트링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스카이랩스 측은 갤럭시링은 ‘웰니스 기기’이고 카트비피는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경쟁 관계가 아니라고 했다. 병의원을 타깃하는 B2H 시장을 먼저 노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기기 시장만으로 스카이랩스 측이 올해 예상 매출로 내세운 18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요 병원에서 스마트링 구매를 유도하는 형태가 아닌 환자에게 대여해주고 돌려받는 형식으로 사용하고 있어서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의료진 처방에 따라 병원에서 대여한 카트비피를 환자가 착용하면 해당 데이터가 병·의원 어플리케이션으로 전송되어 의사가 이를 참고해 진료하는 형태로 사용된다. 이렇게 되면 웰니스 시장보다 시장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보험 수가에 따라 혈압 측정이 필요한 스마트링 사용 환자들이 지불하는 비용 또한 4500원에서 5400원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그렇다고 해도 B2H(병원 대상 사업) 시장이 결코 작지 않다”며 “병원마다 다 들어가면 시장이 충분히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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