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민희진 내홍 속 현금창출력 반토막[마켓인]

1Q EBITDA 398억…1년 새 45% 감소
방탄소년단 부재 따른 음원 매출 급감
신규 그룹 데뷔로 비용 지출도 확대
영업외수익 70% 급감…자회사 손상차손 영향
  • 등록 2024-05-04 오후 12:00:00

    수정 2024-05-04 오후 12:58:38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경영권 분쟁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하이브(352820)가 현금창출력 저하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탄소년단(BTS) 등 주요 아티스트의 부재와 비용 증가가 현금창출력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당기순이익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영업외수익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면서 수익성 둔화가 뚜렷해졌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왼쪽)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하이브)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올해 분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724억억원 대비 45% 급감했다. 매출은 4106억원에서 3609억원으로 12.1% 감소, 이에 따른 EBITDA마진율은 17.6%에서 11%로 6.6%p 하락했다.

EBITDA는 이자와 세금, 감각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이전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 능력을 뜻한다. EBITDA 마진율은 매출을 EBITDA로 나눈 것으로 매출 중 감가상각과 세금, 이자 차감 전 이익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하이브의 EBITDA가 줄어든 것은 순매출에 해당하는 음원 실적 감소와 비용 증가 영향이 크다. BTS를 비롯한 주요 아티스트의 부재로 음원 매출이 줄었고, 투어스 등 신규 그룹의 데비 과정에서 비용 지출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하이브의 올해 1분기 음반과 음원 매출은 1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1843억원 대비 21.3% 감소했다. 음원매출은 발생 시점부터 비용과 수수료가 차감되는 순매출로 수익성이 높다. 음원매출 감소가 EBITDA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콘텐츠 매출도 873억원에서 613억원으로 29.8% 줄었다.

하이브의 올해 1분기 매출원가는 1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2018억원 대비 7.2% 증가했다.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1772억원으로 같은 기간 2088억원 대비 15.1% 줄었다. 이에 따른 매출원가율도 49.1%에서 50.9%로 1.8%p 상승했다.

문제는 현금창출력이 둔화한 상황에서 영업외수익마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이타카홀딩스 등 해외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영업권 손상차손으로 이어진 것이다. 당기순이익 중 영업외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다.

하이브의 올해 1분기 영업외수익은 475억원으로 전년 동기 1577억원 대비 69.9%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724억원에서 398억원으로 45% 줄었다. 지난해 이타카홀딩스의 영업권 손상차손 규모는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관계자는 “EBITDA 감소는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 공백, 신인그룹의 데뷔 관련 초기 비용 영향이 크다”며 “영업외수익과 영업외비용의 증감은 다양한 변수들의 영향을 받으므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과 관련해 레이블 시스템 고도화를 약속했다. 그는 “이번 문제를 잘 마무리 짓고 멀티 레이블 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할지 지속해서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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