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찝찝한 금리 인하 전망[채권브리핑]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이나 '축소' 가능성
'이벤트' 소강 상태 속 방향성 찾기 난망
원·달러 환율 1340원대 안착 여부도 관심
국고채 5년물 2조5000억원 입찰 예정
  • 등록 2024-03-25 오전 8:21:50

    수정 2024-03-25 오전 8:21:5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5일 국고채 시장은 특별한 재료 없이 아시아 장에서의 미 국채 움직임을 추종할 전망이다.

지난 주에는 주요국 통화정책 회의가 몰려 있었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깜짝 금리 인하 등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하 시그널을 보냈다. 가장 우려가 컸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시장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찝찝함은 남아 있다. FOMC 위원 중 한 명만 바뀌면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세 차례가 아닌 두 차례로 축소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8시께 아시아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98%에 거래되고 있다. 3월 FOMC 회의 전 미 10년물 금리는 4.3%를 향해 갔으나 회의 이후 움직임을 낮추며 4.2% 밑으로 떨어졌다. 2년물 금리도 4.6% 밑으로 하락했다.

FOMC회의 결과 금리 점도표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시그널을 주면서 작년말과 같았다는 안도감이 준 영향이다. 스위스, 멕시코의 금리 인하에 이어 영란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 등에서도 금리 인하 시그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연준의 경우 연준 인사의 메시지, 경제 지표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3월 금리 점도표를 분석해보면 연내 금리 인하 횟수는 중간값 기준 세 차례이지만 4.5~4.75%를 찍은 FOMC 위원이 9명으로 작년말 6명에서 크게 늘어났다. 4.75~5.0%를 점찍은 위원은 5명으로 같았지만 5% 이상을 찍은 위원은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다. 4.5% 이하 위원은 5명에서 1명으로 축소됐다. 1명만 의견을 바꿨으면 금리 인하 횟수는 세 차례에서 두 차례로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연준 인사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우리나라 시각으로 이날 9시 25분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보스틱 총재는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2회에서 1회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올해는 투표권이 없다. 29일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6월에는 금리 점도표상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가 축소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등 경제지표만 보면 한은 역시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유인이 떨어지고 있다.

또 유로, 파운드, 위안화 등이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은 1340원대를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금리를 깜짝 인하하자 스위스 프랑화가 급락한 것도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는 결정을 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3.3~3.4%인 국고채 금리의 하락세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렇다고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박스권 흐름에 갇힌 장세가 예상된다. 아시아장에서의 미 국채 금리를 따라 국고채 금리가 연동될 전망이다.

이날은 2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5년물 입찰이 예정돼 있다. 입찰을 위한 헤지용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 시장에서의 매매 흐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주 22일엔 외국인 국고3년선물에서 1만계약 넘게 순매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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