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6개국 단체 걸프협력회의(GCC) 수석대표단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위해 사우디에서 만난다. 지난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계기로 15년째 지지부진한 협상에 진전이 있을지 관심을 끈다.
| 지난해 10월24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과 걸프협력이사회(GCC) 대표단 간 제6차 공식협상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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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장성길 산업부 FTA교섭관은 11~13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리는 한-GCC FTA 수석대표회의에 참석해 FTA 체결을 위한 양측 쟁점을 논의한다. GCC 측에선 라자 알 마조키 사우디 경제수석고문을 수석대표로 6개국 관료로 이뤄진 대표단이 협상에 나선다. 우리 대표단은 이번 수석대표회의에서 상품과 서비스 등 소규모 분과 회의를 병행해 잔여 쟁점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GCC(Gulf Cooperation Council)는 사우디와 쿠웨이트,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6개국으로 이뤄진 지역협력기구로 일종의 경제·안보 동맹이다. 우리는 GCC와 2007년 FTA 협상 추진에 합의하고 2008년부터 공식 협상을 시작했으나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1년간 협상이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양측이 협상 재개에 합의해 올 10월까지 8차례의 공식 협상으로 이견 조율을 모색한 것은 물론 역시 10월 윤 대통령이 GCC 중 2개국(사우디·UAE)을 국빈 방문하며 협상 진전 기대를 높이고 있다. 지난 10월엔 UAE와 FTA의 일종인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맺기도 했다. 중동 국가와의 첫 FTA다.
우리나라가 GCC와 FTA를 맺는다면 ‘오일 머니’가 쌓인 중동 지역 관세 장벽을 철폐하며 한·중동 경제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앞선 국빈 방문 때도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에너지·자원은 물론 바이오와 스마트팜 등으로 중동 지역과의 협력 분야 확대를 모색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GCC FTA는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불안정한 세계 경제 상황 아래 우리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공급망을 안정시키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상호 이해와 호혜적 이익 균형 원칙 아래 의미 있는 협상 진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