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바이두, 뉴욕증시서 퇴출 피한 배경은?

"美외국기업책임법 상세 보고서 등 따라 제재 갈렸을 듯"
알리바바 등은 SEC에 상세 보고서 제출, 내용충족 판단
"홍콩 복귀도 어려운 '2차상장' 안 된 중국 ADR 피해야"
  • 등록 2022-03-19 오후 2:21:01

    수정 2022-03-19 오후 2:21:01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ADR(미 주식예탁증서)의 미 제재 리스트 포함 여부는 기업 지배구조상 정부 영향권 유무에 대한 상세 보고서 제출 등이 갈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증시에서 퇴출되더라도 홍콩 거래소로 복귀할 수 있는 ‘2차 상장’ 완료 여부를 투자 시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사진=AFP)
“美외국기업책임법 미충족한 中기업, 제재 대상 추정”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홍콩H지수(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는 지난 15일까지 6123.94에 마감하며 올해 들어 25%대 하락했다. 16일엔 12.5% 오르며 25년 만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17일까지도 7.5% 반등세를 이어가며 극심한 등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20년 12월 외국기업책임법 시행 이후 공개한 첫 거래금지 조치 예비 리스트가 투자심리 공포를 자극했다. 이후 16일 중국 국무원이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을 지지하고, 플랫폼 산업에 대한 개혁을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 할 것이라고 언급하자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이번 폭락세로 중국 ADR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미 제재 리스트 포함 요인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2021년 연간 보고서를 이미 발표했으나 외국기업책임법이 요구한 대로 기업 지배 구조상의 정부 영향권 유무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공개한 내용이 요구사항에 충족하지 못해 확정된 것으로 추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3월3일 이전으로 지난해 실적 발표를 마친 총 31개 ADR을 기준으로 상세 보고서 제출 여부를 집계했다. 그 결과 알리바바(2월24일), 리오토(2월24일), 넷이즈(2월24일), 바이두(3월1일), 비리비리(3월3일) 등 26개 기업은 연간 보고서 공시와 함께 SEC에 상세 보고서를 제출했고, 그 내용이 외국기업책임법이 요구하는 기준에 충족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혹은 미국 회계 감독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리를 받기 시작했을 수 있지만, 80% 이상의 중국 ADR 주들은 미국 상장 이후 매년 감리를 거절해왔다”며 “중국 정부가 작년 7월까지도 해외 상장 중국 기업의 국경간 정보 이동 단속과 기밀 유지를 강조하는 ‘증권 위법 활동 엄격 단속 지침’을 발표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감리를 받았을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홍콩 복귀도 어려운 중국 ADR은 피해야…2차 상장 관건”

결론적으로 △PCAOB 의 감리를 받지 않을 경우 외국기업책임법 상 요구된 대로 상세 보고서를 성실히 제출하거나 △3년 연속 조건에 해당이 안되거나 △상장 폐지 결정 이전에 홍콩 또는 중국 본토 거래소로 발행한 주식을 이전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봤다.

실제로 2020년 말 미국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공지를 받은 중국 3대 통신사는 2021년 5월 최종 상폐 결정 직후 미국 발행 물량을 홍콩으로 이전해왔다. 반면,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 중 아직 홍콩이나 본토에 2차 상장을 마치지 않았고, 앞으로도 중국 영토 거래소의 상장 조건에 부합하지 못해 상장을 못하게 된다면 ‘진퇴양난’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홍콩거래소로 복귀도 어려운 중국 ADR이라면 피해야 하고, 2차 상장을 마쳤다면 상폐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하나금투에 따르면 현재 총 273개 중국 ADR 중 10%에 해당되는 28개의 기업만이 홍콩에 2차 상장을 마쳤다. 28개 기업 대체로 미중 갈등 심화로 외국기업책임법 논의가 격화됐던 2019년 이후에 홍콩 상장을 완료했다.

백 연구원은 “앞으로 중국 ADR들의 2021년 연간 실적 공표가 올해 상반기 중 대부분 완료가 되고 SEC의 예비 리스트도 지속 업데이트 될 것”이라며 “그 중 올해와 내년 연속으로 리스트에 등재가 되고, 홍콩 거래소로의 복귀도 진행될 수 없는 조건의 기업이라면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인 경우나 홍콩거래소에 2차 상장을 마친 기업일 경우에는 상폐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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