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에이비엘바이오(298380)는 현재 이중항체 신약 운반 기술인 그랩바디(Grabody) 플랫폼을 바탕으로 퇴행성 뇌 질환과 면역항암제 등 7종의 핵심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창립 초기에 가졌던 초기 수준의 이중항체 기술을 발전시켜 그랩바디라고 이름을 붙였다”며 “원하는 곳으로 약물 후보물질을 유도해 붙잡는 기술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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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하는데 5년 쏟아부은 그랩바디 플랫폼
우리 몸속 생체 분자들은 서로에게 꼭 맞는 파트너 하고만 결합하는 특징이 있다. 이를 항원-항체 반응이라고 부른다. 외부에서 들어온 모든 항원이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에 맞는 수용체가 몸속에 존재하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킬 수 없게 된다.
이 대표는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항원을 타깃하는 항체를 개발해 약물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단일항체 기술이다”며 “여기에 항체를 하나 더 추가해 목표하는 항원으로 더 많이 도달하도록 만드는 이중항체 기술이 곧, 그랩바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엘 바이오의 그랩바디 플랫폼은 타깃에 따라 ‘그랩바디-B’와 ‘그랩바디-T’, ‘그랩바디-I ’ 등 크게 세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그는 “BBB의 막 위에 있는 IGF1R이라는 수용체 단백질을 타깃하는 셔틀(운반)용 항체를 합성한 다음, 돌연변이를 주는 등 생명공학적 기법을 활용해 운반 효율과 반감기 등을 최적화했다”며 “그렇게 탄생한 IGF1R 항체가 바로 그랩바디-B이며 이를 뇌 질환 관련 신약 후보물질과 이중항체로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그랩바디-T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T세포를 더 잘 활성화해 암을 공격하도록 만드는 항체를 추가하는 기술이다. 또 그랩바디-I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 타깃항체에 면역조절 항체를 더 붙여 면역항암제를 구성하는 기술이다.
이 대표는 “그랩바디 플랫폼을 위한 항체를 찾고 이를 최적화하는데 창립 초기부터 약 5년이 걸린 것 같다”며 “플랫폼별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연구 및 기술이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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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바디 플랫폼 기반 핵심 파이프라인 6종 확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 12일 프랑스 제약사에 1조3000억원 규모로 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ABL301’이다. ABL301은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알파-시누클레인이란 단백질을 타깃하는 항체와 BBB를 뚫도록 돕는 그랩바디-B 플랫폼의 IGF1R 항체를 결합한 이중항체 물질이다.
이 대표는 “자체 분석결과 우리의 IGF1R 항체의 BBB 투과율이 스위스 제약사 로슈가 개발한 TGF 항체(약 20%)보다 약 6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또 그랩바디-T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항암제 관련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인 ‘ABL503(PD-L1 및 4-1BB 동시 타깃·미국 임상 1상 진행)’, ‘ABL111(CLDN18.2 및 4-1BB 동시 타깃· 미국 임상 1상 진행)’, ‘ABL101(BCMA 및 4-1BB 동시 타깃· 임상 1상 시험계획 신청 예정)’, ‘ABL105(HER2 및 4-1BB 동시 타깃·임상 1상 시험계획 신청 예정)’, ‘ABL103(B7-H4 및 4-1BB 동시 타깃·임상 1상 시험계획 신청 예정)’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그랩바디-I를 통해 설계한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ABL501(LAG3 및 PD-L1 동시 타깃 이중항체·국내 임상 1상 진행)’ 등이 있다.
이 대표는 “뇌 질환 관련 파이프라인은 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하고, 항암제 관련 파이프라인은 임상 1상까지 진행해 기술이전하는 방식으로 한동안 사업을 영위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