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기업 가치가 완성차 제조업체 혼다를 넘어설 전망이다. 리비안뿐 아니라 고급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 등 다양한 전기차 업체들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 지난 20일(현지시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이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발사 당시 등장한 리비안의 전기 SUV R1S(사진=블루 오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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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월스트리저널(WSJ),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리비안은 자사의 기업 가치가 600억~800억달러(약 70조7100~94조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인 혼다(530억달러)나 미국 자동차 빅 3로 꼽히는 포드(716억달러)보다 높다.
리비안은 이번 상장으로 84억달러(약 9조9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단 방침이다. 지난 10년 간 상장한 기업 가운데 자금조달 규모가 세 번째로 크다. 금융정보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상장하면서 8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한 기업은 △알리바바(250억달러) △메타(옛 페이스북, 160억 달러) △우버(81억달러) 뿐이다.
리비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까닭은 테슬라의 고공행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테슬라는 생산량 규모를 늘려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회사 주가가 12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트 테슬라’를 찾는 투자자가 늘었고, 아마존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리비안이 대세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리비안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인 알제이 스카린지가 2009년 설립한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2개의 배터리로 구동하는 5~7인승 픽업트럭을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리비안은 지난해 초부터 올 6월까지 약 20억달러(약 2조357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 9월 첫 차량 인도에 나서면서 수익화 작업에 나섰다.
특히 아마존이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을 하고 있어 현재 영업 손실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아마존은 2019년 2월 리비안에 7억달러(약 8100억원)를 투자했고, 리비안은 이를 포함해 2019년에만 28억50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아마존은 리비안에 배달용 전기 밴을 10만대 선주문해 리비안에 힘을 보탠 상태다. 아마존은 현재 회사 지분 20%를 보유 중이다.
WSJ는 최근 세계 각국이 탄소 배출 제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업체들이 주식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펙·SPAC)와 합병해 우회 상장한 고급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의 기업 가치는 현재 600억달러(약 70조71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