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소행성 모두 지구를 비켜갔지만, 소행성의 지구 충돌은 국민적 관심사이자 영화, 만화 소재로도 등장하는 단골 소재 중 하나이다. 국내에서 2014년 8월 낙하 운석에 진주에서 발견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다만 천문·우주 전문가들은 실제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보고 있다. 매년 소행성과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을 예상하는 소식들이 전해지지만 대부분 영향력이 미미하고, 향후 수십년 간 지구에 큰 영향을 끼칠 소행성은 희박하다고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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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지난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Chelyabinsk meteor) 지역에서 크기 17~20m의 소행성이 지상으로부터 약 30km 상공에서 폭발해 1000여명 이상의 부상자를 만들고, 7000여채 건물에 피해를 끼쳤다. 1908년에는 러시아 시베리아 퉁구스카(Tunguska) 지역에 직경 50m 크기로 추정되는 소행성이 공중 폭발해 주변 2000km 일대를 황폐하게 만든 전례도 있다.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 1000배 이상의 규모이다.
이러한 피해사례가 다시 일어날 경우는 현저히 낮다. 지구위협소행성은 근지구 소행성 중 지름이 140m보다 크고, 지구 궤도와의 거리가 약 750만km 보다 가까우면 분류되며, 약 2000개가 있다.
실제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 가능성을 살펴보려면 소행성이 수년간 이동했던 궤도 분석, 관측 총 횟수, 소행성의 크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 크기가 큰 소행성이거나 오랜 관측이 이뤄진 소행성일수록 궤도 정보가 잘 알려져 정확하게 충돌 가능성을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
실제 소행성 아포피스가 발견된 2004년 이후 천문학자들은 2029년 아포피스와 지구와의 충돌 확률이 2.7%에 이른다고 발표했지만, 추가 관측을 통해 궤도가 분명해지면서 충돌 위험성은 ‘0’으로 분류했다.
현재 소행성은 범지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연구자들의 궤도 정보 교환과 연구 결과 공유도 활발하다. UN은 지구근접물체를 관측하는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를 가동해 지구근접물체 발견, 추적, 궤도계산, 물리적 특성 규명, 충돌 시 각국 정부와 대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연구자들이 수집한 천체 관측 정보는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MPC)가 수집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우주기관과의 검증을 거쳐 센트리(Sentry)라는 자동분석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충돌 가능성, 크기 등을 확인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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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지구에 다가올 소행성 중 가장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이 큰 소행성 중 하나는 ‘아포피스(99942 Apophis)’다. 해당 소행성을 처음 발견한 데이비드 톨렌 미국 하와이대 천문학자가 애초 충돌 가능성이 없다는 연구를 뒤집고, 최근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결과를 발표해 학계에서 관심을 모았다.
다만 해당 관측 결과는 소행성이 태양으로부터 흡수한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만 방출하면 반대 방향으로 소행성이 밀려난다는 이론인 ‘야르콥스키 효과’ 또는 실험 결과의 오차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관측이 정확하다고 해도 충돌 확률은 오히려 줄어든다. 현재 센트리 프로그램에 의하면 충돌 확률은 15만분의 1 수준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해당 관측 결과는 아직 검증이 안 된 학회 차원의 연구 결과로 실제 관측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해도 충돌 확률은 15만분의 1에서 53만분의 1 수준으로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면서 “야르콥스키 효과에 따른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자료가 우주기관 검증을 거쳐 반영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포피스는 2029년 지구정지궤도 상공 3만 6000km 보다 안쪽인 3만 km 상공을 지나갈 예정이다. 천문연은 이에 앞서 내년 3월께 소백산 등 한반도에서 아포피스를 관측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보고 국내·외 연구시설과 연구자 교류를 통한 아포피스 관측 캠페인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