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파트를 매수한 사람입니다. 지금 정말 상투인가요? 하루에도 몇 십번씩 마음이 심란합니다”(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 게시글)
서울 아파트값의 매수세가 꺾이고 가격 상승폭이 작아지면서 집값이 조정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9월 들어 신고가 빈도도 전월에 비해 더뎌진 추세다. 최근 집을 산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너무 높은 가격에 집을 산 것 같다”는 불안한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일시적인 조정일 뿐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투는 아니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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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KB국민은행리브온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선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우위지수는 92.1로 전주 96.2보다 소폭 하락했다.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이지만,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매수우위지수는 6월 중순부터 13주 연속 100 이상으로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더 많았지만, 9월 둘째 주 들어 역전됐다.
여경희 부동산 114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고 공급 대책으로 대기 수요가 분산되면서 매수세가 꺾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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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도 “통계적으로 봤을 때 지금 부동산 시장은 ‘변곡점’에 있는 시점으로 집값 하락의 신호”라며 “이미 집을 살 사람들은 6~7월에 다 샀다고 할 수 있는데 ‘패닉 바잉’을 하지 않은 매수자들만 남게 되면서 관망세가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패닉바잉했는데 떨어지면 어쩌나 ”…집값 조정 일시적일 듯
상황이 이렇자 최근 서울의 아파트를 산 매수자들 사이에서는 ‘너무 비싸게 구매한 것 같아 불안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중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로 패닉바잉을 한 30대들 사이에서 불안의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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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연말과 내년 연초에 세금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와 법인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저금리, 토지보상 등 자금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우려와 같은 폭락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거주 목적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집값을 받쳐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피로감이 해소가 된 이후에는 입지가 좋은 곳과 개발 호재가 있는 곳 중심으로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오를만한 곳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서울의 아파트를 매매한 단지에서 최소 2년 이상 거주를 계획한 실거주자들은 크게 불안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