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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올해 2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최한 ‘2018 셀트리온헬스케어 인터내셔널 써밋’에서 내건 공약을 지켰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3종이 모두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둥지를 튼 것. 미국 의약품 시장은 4500억달러(약 510조원) 규모로 전 세계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서 회장은 구조가 복잡해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연간 1조원 이상을 판매한다. 이어 제2, 제3의 램시마가 될 차세대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서 잇달아 허가받았다.
16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4일(현지시간) 셀트리온의 항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를 시판허가했다. 지난 2016년 4월 미국에서 처음 허가받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와 지난달 허가받은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에 이어 이번 허쥬마의 허가를 획득한 것. 이로써 셀트리온은 앞서 제품들을 선보인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FDA가 허가한 바이오시밀러는 총 16개 제품이고 이중 3개가 셀트리온 제품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나란히 경쟁…14조 미국 시장 공략
지난해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 ‘리툭산’, ‘허셉틴’의 글로벌 매출은 약 24조원 규모였다. 이 중 미국 매출만 절반 이상인 약 14조원에 달했다.
램시마로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셀트리온은 후속 바이오시밀러의 성공도 자신한다. 램시마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유사성을 입증한 임상 데이터와 가격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지난 2분기까지 2조 6000억원 어치가 팔렸다. 미국에서 램시마는 1분기 6210만달러, 2분기 7870만달러, 3분기 9190만달러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는 1분기 20억 1370만달러, 2분기 20억 2080만달러에서 3분기 19억 8490만달러로 기세가 꺾였다. 이미 유럽에서는 시장점유율 54%로 램시마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추월했다.
지난달 허가받은 트룩시마도 약 5조원 규모의 미국 오리지널 시장에서 한동안 다른 경쟁자가 없는 ‘퍼스트무버’(선도자)로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한 번 처방하면 쉽게 후속 제품으로 변경하지 않는다. 때문에 첫 제품을 일컫는 퍼스트무버 출시가 다른 약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트룩시마는 유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미국 산도스가 ‘리삭톤’의 미국 출시를 포기하면서 퍼스트무버 지위를 획득했다. 트룩시마는 이미 네덜란드와 영국에서는 각각 점유율 66%, 56%를 기록하고 있다. 성장세는 램시마보다 3~4배 빠르다는 평가다.
이번에 허가받은 허쥬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허셉틴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74억 3500만달러(약 8조 4240억원) 어치가 팔린 가운데, 미국에서만 연간 약 5조원 규모 매출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허셉틴의 물질특허가 끝나는 내년 6월 이후 제품을 출시할 전망이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허쥬마는 미국 유방암 환자들의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유럽 등에서 많은 처방 데이터로 입증한 당사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신뢰를 미국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삼총사의 시장 확대에 힘입어 오는 2020년 미국 제넨텍, 암젠과 더불어 글로벌 3대 바이오기업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미국보다 앞서 바이오시밀러 장려책을 펼친 유럽 국가들은 재정 절감과 환자 혜택 확대의 효과를 확인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유럽에서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통해 3년간 약 7300억원 예산을 절감하고, 절감분으로 약 4만 8000명의 새로운 환자들이 바이오의약품을 처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도 높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고가 의약품과 동등한 효능·안전성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의 사용을 적극 장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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