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미·러 시리아 무력충돌 위기감에 '약세'

  • 등록 2018-04-12 오전 6:56:14

    수정 2018-04-12 오전 6:56:14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이 11일(현지시간) 떨어졌다.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영국·이스라엘 등 서방국가들이 시리아 공습을 예고한 데 이어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는 러시아가 무력 반발을 시사하면서 중동의 무력충돌 위기감이 한층 고조됐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18.55포인트(0.90%) 하락한 2만4189.45에 거래를 마쳤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4.68포인트(0.55%)와 25.27포인트(0.36%) 후퇴한 2642.19와 7069.03에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를 향해 “시리아에 미사일들이 날아갈 것”이라며 “준비하라”고 경고한 트윗이 주가 하락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앞서 레바논 주재 러시아대사인 알렉산드르 자시프킨이 “미군이 공습한다면 미사일을 요격하고 발사 원점도 공격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데 대한 대응이다.

시리아는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라크, 이란 등과 인접해있다. 또 시아파인 시리아 정부군은 같은 종파인 이란이 지원하고, 수니파인 반군은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가 뒤를 봐준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러시아가 내전에 깊숙이 개입해있다. 시리아의 갈등이 곧 중동 전체의 갈등을 압축해 놓은 셈이다. 시리아 사태가 중동 전체의 긴장도를 높이는 이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지난달 20~21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드러낸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금리 인상’ 가속화로 해석된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3월 FOMC 의사록을 보면 이들 위원 모두는 이같이 밝히며 중기적으로 볼 때 추가 금리인상은 적정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올해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기준금리 올릴 가능성을 83.2%로 매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자신의 개인변호사를 압수수색한 데 대해 대응하고자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를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리스크가 커진 것도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정치적 이슈가 증시를 제압한 형국으로 향후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브린모어트러스터의 에린 세실라 투자책임자는 “시리아 공습과 같은 이벤트들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12% 하락한 20.2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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